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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Nov 06. 2023

도대체 글 쓸 시간이 언제 나요?

글쓰기의 재미 그리고 나만의 것을 만드는 과정

최근에 내가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쓴다는 사실을 아는 어떤 지인 한 명이 이런 질문을  적이 있었다.


도대체 글 쓸 시간이 언제 나요?


난 답변을 제대로 하지 않고 이만저만해서 그렇다며 웃으며 얼버무렸지만, 실제로는 정말 틈틈이 소중한 나의 자투리 시간을 쪼개서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는 그간 써둔 초안들을 정리해 휴대폰 화면으로 확인하고 브런치스토리 앱에 올리는 작업을 주로 한다. 아침 시간에 회사에 일찍 도착하면, 오늘 해야 할 일을 점검하고 조금 시간이 남는 그 시간에 초안에 살을 붙이는 작업을 한다.


또한 순간순간 떠오르는 글감들은 찰나의 생각들을 놓치기 싫어 바로 휴대폰 메모장을 열고 빠르게 키워드만 적어놓은 후, 시간이 날 때마다 생각을 정리해 적어놓고 나중에 앱에 글을 옮긴다.


사람들은 도대체 언제 글 쓰냐, 일은 안 하는 거냐, 이런 식으로 별 뜻 없이 농담하기도 하지만 일일이 대꾸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엔 그냥 답답한 소리다.


술 먹고 담배 피우고 유튜브 영상 보며 낄낄거리는 시간에 나는 이것이 즐거워하는 것인데 말이다. 물론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즐기는 취미가 다르다는 것, 그뿐이다.


즐겁고 재밌으면 꾸준히 하게 되고 꾸준히 하게 되면 결국 잘하게 된다. 또 잘하게 되면 다시 즐겁고 재미있다. 단순한 선순환 구조다.


글쓰기도 즐겁고 재밌으면 꾸준히 하게 된다. 내가 그렇다. 그러나 아직 잘하단계까진 가지 못했다. 하지만 꾸준히 하게 되면 언젠가 글쓰기도 잘하게 될 날이 올 테지.


또한 나에게 글쓰기는 재미 외에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회사생활과 별개로 나만의 것을 남기고 싶은 욕심이다.


회사 일은 대부분 회사의 것으로 끝나버린다. 업무를 열심히 하면 성과급을 많이 받거나 일 잘한다는 평판 정도를 얻을 수 있지만 내가 했던 그것이 온전히 내 것이 되진 않는다. 보고 과정에서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가 들어가고 공동의 작업물이 되어 회사의 이익을 위해 회사의 것이 되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글쓰기는 그렇지 않다. 내가 겪은 경험과 생각을 글로 남긴 것은 오로지 나만의 성취이자 나만의 것이기 때문에. 


무심히 지나가버리는 시간이 어느 순간 너무 허무했었다. 하루의 소중한 순간들을 나의 생각과 글로 붙잡아 빛나게 하고 기억에 담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오롯이 내 것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나의 글쓰기의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에게 글쓰기는 온전히 나만의 것을 만드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재미와 즐거움이 있다. 


글감은 도처에 널려있다. 일상 속에서 예민함의 안테나를 세워 글감을 찾아 헤매다 보면 하루하루의 삶이 더욱 의미 있는 순간들이 된다. 나에게 글쓰기는 바로 그런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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