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마음 챙김이 곧 남의 마음 챙김의 노하우
이전에 탐사 보도 취재를 다니며 몸에 익힌 습관이나 처세의 방법들이 있습니다.
- 옷은 늘 레이어드 스타일로 입는다.
아무리 화창한 봄날이어도 잠복 차 그늘에 오래 머물다 보면 으슬으슬해집니다. 몸이 가장 중요한 재산이기에 체온 관리 부족은 늘 경계해야 했습니다. 추위보다는 더운 게 낫더군요.
- 대화 시 카메라는 가능한 얼굴이 아닌 가슴 쪽으로 파지한다.
조용히 대화를 나누던 상대가 갑자기 감정적으로 변해 돌발적인 행동을 취할 때가 있습니다. 격렬한 화면은 언제나 환영이지만, 몸은 다치면 안 되니까요.
- 에너지바, 사탕과 같은 단 음식과 물은 챙겨 다닌다.
타인의 삶을 지켜보는 건 힘든 감정 노동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위로하고 챙기는 데에는 단 것만한 것도 없더군요.
이 중 지금까지도 유용하게 쓰이는 변형된 관습 중의 하나가 바로 '사탕 건네기'입니다.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살다 보면 만나는 이들과의 관계에서 긴장감은 늘 존재합니다. 직장 동료 및 상사와의 대화, 프로젝트 과정에서 만나는 외주 업체와의 불편한 소통, 고객사 실무진과 의사결정권자 사이의 긴장을 풀어내려 할 때의 당혹감 등등.
다들 각자의 이유와 의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이를 알면서도 맡은 바 역할을 해내야 하고 불편한 대화를 꺼내야 하죠. 그럴 때 저는 사탕을 권해봅니다.
이미 거절한 제 요청이 미안해서일 수도 있고, 상한 마음을 아는가 싶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사탕만은 거절하지 않았습니다. 보통은 미소를 띄우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탕은 적대적인 분위기를 누그러뜨렸고, 그 상황에서 필요로 하는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어쩌면 다들 자신을 위로하고 마음을 챙겨줄 무언가가 늘 필요한 듯합니다. 한 번쯤은 주변에 권해보세요. 이상하게 친절해진 반응, 느닷없는 수다 폭포를 확인하실 수도 있습니다. 혹은 여러분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공유해주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