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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Son Jun 16. 2024

매출보다 중요한 책임감?!

어른용 성장

전제: 성장의 시작, 책임감


책임을 지는 그 순간, 당신은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스티브 잡스


상황: 매일 새로운 상황이 펼쳐집니다.


새로 출근한 직원 분은 홀에서의 접객 업무를 맡고 있으며, 손님들과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이끄는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매일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들어내는 데도 탁월한 재능이 있습니다.  


- 레시피를 무시합니다.

볶음밥 주문을 받을 때 정해진 레시피대로 만들어 제공해야 하는 내부의 룰을 무시하고, 본인 기준으로 재료들의 양을 대충 결정해 '이렇게 만들어도 괜찮아요'라며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습니다.


- 주문표를 확인하지 않습니다.

주문이 꽉 찬 상황에서 주문표를 확인하지 않고 본인 판단으로 음식을 테이블에 제공합니다. 결국 주문한 내용과 다른 음식이 나왔다는 손님들의 불만이 발생했고, 주방 직원과 다른 홀 직원 모두 당황하여 빠르게 사과하고 음식을 새로 만들어 대응한 적이 있습니다.


- 잠시 자리를 비운 손님들의 테이블을 치워버립니다.

세 명의 남성 손님이 잠시 흡연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이 직원은 테이블 위 남아있던 음식과 술병을 치워버렸습니다. 돌아온 손님들은 황당해했고, 이 직원은 '소주라도 한 병 더 드릴까요?'라며 상황을 더 악화시켰습니다. 결국 손님들은 크게 화를 내며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소리치며 떠났습니다.


-  다른 테이블의 결제를 해 버립니다.

음식을 만족스럽게 드신 손님이 결제를 요청하며 카드를 건넸으나, 옆 테이블의 금액으로 결제해 버렸습니다. 이를 뒤늦게 발견했지만, 이미 고객은 떠난 후였습니다.


- 불필요하고 급박한 상황에 초대해 직원이 다쳤습니다.

불판에 놓인 삼각대가 삐뚤어졌다면서 본인이 철판을 들 테니 그걸 빨리 바로잡아 달라는 요청에 바쁘게 움직이던 다른 홀 직원은 순간적으로 맨 손으로 뜨거운 삼각대를 교정해 버립니다. 당연히 화상을 입었고, 비명 소리에 주변이 놀랍니다. 물론 맨 손으로 집은 사람의 잘못입니다. 하지만 삼각대가 비뚤어진 걸 발견한 직원이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불을 끈 뒤, 하나씩 정리하면 안전하게 해결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떠오르는 결론의 키워드는 하나입니다.

'책임감'. 바로 책임감의 부재입니다.


현상: 매출과 기본 사이의 간극, 책임감


매장은 매출을 위해 운영되는 무대입니다. 결제를 잘못하거나 손님이 주문한 내용과 다른 음식을 제공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또한 접객은 매장을 찾아준 손님들이 떠나는 그 순간까지 즐겁고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일종의 실시간 영업 활동입니다. 그러나 이 직원은 자신이 매장의 일원으로서 지켜야 할 규칙과 절차에 무관심해 보입니다. 본인은 실수라 부르지만, 직원으로서 책임질 수 없는 연속된 상황들은 누구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책임감은 어른으로서의 대표적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 사례는 이 직원분의 책임감의 부재를 다양하게 드러냅니다.


1. 자신의 역할에 대한 무관심:
자신이 매장의 일원으로서 지켜야 할 규칙과 절차에 무관심합니다. 이는 자신의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2. 실수를 인정하지 않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개선하려 하기보다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합니다. 책임감 있는 어른이라면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잡으려 노력합니다.


3. 타인에 대한 배려 부족: 

동료 직원이 다치는 상황을 만들고, 손님들에게 불편을 끼칩니다. 책임감은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배려하는 것과도 관련이 깊기 때문입니다.


4. 조직의 목표를 이해하지 못함: 

매장의 운영 방침과 목표를 이해하고 따르는 것은 조직의 일원으로서의 책임입니다. 이 분은 본사가 최적화시켜 전국 매장에서 균일한 맛을 제공하기 위해 제시된 레시피를 무시하거나 주방에서 만든 음식이 제대로 전달되어 매장 내 고객 경험을 완성시키려는 매장으로서의 기본 목표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데 정말 흥미로운 건 이 직원분이 식사 중인 손님들을 대상으로 추가 주문을 유도해 매출을 올리는 역할에 있어서는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이자카야의 신, 일본 요식업계의 전설 ‘우노 다카시’는 가게를 찾아준 손님들을 어떻게 즐겁게 해 줄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하라 조언합니다. 접객이 손님을 가게의 Fan으로 만들어 재방문을 유도하는 적극적인 업무라는 점에서 이 분은 자신의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생각: 사람이 필요한데 어렵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 하죠. 우선은 강점에 집중하는 선택으로 이 직원 분에게 고객응대에 집중하도록 제의한 바 있습니다. 다른 홀 직원이 꼼꼼하게 챙겨야 하는 다른 업무에 집중하도록 같은 홀 업무 내에서 또 한 번의 업무 구분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다음에 또 어떤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들어 낼지, 두렵기도 합니다. 또한 그 와중에 운영진은 이 직원분에게 과연 올바른 업무 안내를 제대로 한 적이 있는가를 돌아보게 됩니다. 


파는 힘을 기른다는 것, 나 외에 모든 이들이 다 손님이라는 생각들을 떠올리다 보면 앞으로도 자주 겪을 당연한 과정이 아닌가 싶을 때가 많습니다. 또한 책임감이라는 주제는 역시 외부에서 알려줄 수 있다 믿는 자체가 오만일 수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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