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II. 단련의 근본 원리. 호르메시스.
시련 없이 강해지는 주인공은 없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이다. 항상 편안하고,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 수 있을 때 몸은 게으르고 둔해진다. 현대인의 가장 큰 고민인 비만과 대사증후군이 바로 그러한 현상일 것이다.
적응하는 과정에서 더욱 강해지는, 결과적으론 약이 되는 스트레스를 호르메시스라 한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호르메시스는 운동일 것이다. 운동은 몸에 적절한 스트레스를 가하는 행동이다. 이에 적응하는 동안 몸은 더 강해진다.
운동에 비견될 만큼 효과가 큰 호르메시스가 있다. 이를 적절히 실천하는 것은, 몸을 단련하는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건강한 신진대사, 날렵한 몸매를 얻는 지름길이 될 수 있으며, 운동과 병행할 경우 그 효과는 배가된다.
중요한 것은, 가장 이로운 결과를 주는 적정한 호르메시스의 강도와 빈도를 찾아내는 일이겠다.
새로 들어오는 에너지가 차단된 상태. 인체는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몸을 활동적으로 만든다. 필요 없이 쌓여있던 것들을 정리한다. 다시 이런 일을 겪을 때를 대비해 몸을 더 강하게 만들 준비를 한다.
단식은 운동만큼이나, 아니 운동보다도 더 효과적인 몸만들기의 실천일 수 있다. 정신과 신체에 주는 이점은 어떠한 실천보다도 뛰어나다.
단식은 몸의 각성 호르몬을 증가시킨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정신이 날렵해진다.
성장호르몬이 증가해 근육량이 늘고 체지방이 감소한다.
지방 연소가 증가하고, 당분 대사가 회복된다.
두뇌성장인자가 증가한다.
단식은 운동과 많은 효과를 공유한다. 단식 전후로 운동을 계획하면 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 단식 상태에서 운동을 하는 것은 몸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소진시켜, 지방의 연소를 한층 더 가속시킬 수 있다. 근육이 지방을 쓰는 능력 또한 증가한다. 지방대사의 출력을 늘려 몸이 지방을 최대한도로 사용하도록 훈련하고 싶다면 공복에서 운동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다.
가벼운 식사 후에 운동하는 것은, 공복 상태보다 운동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 전체적인 운동량과 칼로리 소비량이 늘어난다. 운동의 강도가 중요하다면,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목표라면. 소량의 음식을 섭취한 후 운동하는 것이 좋은 선택일 수 있다.
단식을 운동과 병행하면, 체지방이 감소하고 근육량이 늘어나는 것이 보통이다. 이는 기존의 운동 상식과 배치되는 면이 있다. 근육의 성장을 위해서는 이화작용(Catabolic)을 최소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음식 섭취가 중요하다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식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항시적인 음식 섭취보다 더 훌륭한 근육 성장 결과를 가져온다.
이는 단식에 대한 반응으로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성장호르몬에 의해 근육이 보존, 성장된다. 한편, 각성 호르몬에 의해 신진대사가 가속되어 체지방이 줄어든다. 간헐적 단식을 실천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체성분의 개선을 경험한다. 심지어 긴 단식 이후에도 근육량이 줄어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단식이 활력을 떨어트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을 것이다.
지방대사 연구의 선구자 중 한 명인 도미닉 디 아고스티노 박사. 그는 7일 단식 이후에도 265kg의 데드리프트를 해낼 수 있었다. 배고픔이나 몸이 힘든 느낌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정신이 무척이나 맑았고, 운동 이후 평소와 같이 강의를 했다고 한다. (물론 이 경우는 특별히 뛰어난 지방대사 기능의 예일 것이다.)
단식이 몸에 적응되면, 몸속에 저장된 당분은 일정한 농도로 유지된다. 체지방이 안정적으로 연소되면서, 신체에 필요한 대부분의 에너지를 공급한다. 높은 강도의 근육 활동에는 글리코겐이 우선적으로 사용된다. 소모된 글리코겐은 몸에서 단백질과 지방을 분해하며 합성해낼 수 있다. 외부에서 섭취한 탄수화물 또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상태를 지방대사가 완전히 익숙하며, 탄수화물 대사 또한 건강한 상태. 신진대사 발달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대사적 유연성’이라 부른다.
단식과 운동을 병행하는 습관을 오래 훈련하면, 이러한 대사적 유연성에 도달할 수 있다. 음식을 먹지 않으면 체지방이 에너지를 공급한다. 정신과 몸이 날렵해진다.
대부분의 현대인은 체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기능이 퇴화되어있다. 적응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적응 이후 찾아오는 결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운동을 통해 성취하려 했던, 활력의 증가, 체지방의 감소, 근육량의 증가이다. 운동만으로 이를 달성하기 어려웠다면, 운동과 단식의 조합을 실천해보자.
칼로리가 제한의 호르메시스는 수명연장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몇 안 되는 실천이기도 하다. 장수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신체 경로인 SIRT, AMPK, mTOR를 모두 장수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며, 다른 어떤 실천보다도 직접적이고 효과적이다.
차가운 온도에 몸을 노출시키는 냉수마찰, 뜨거운 온도에 몸을 노출시키는 사우나는 신체를 단련하는 훌륭한 호르메시스일 수 있다.
뜨거움에 노출된 몸은 열충격단백질(Heat Shock Protein)을 생산한다. 이 단백질은 열에 의한 손상을 복원하려는 몸의 자연스러운 기능이다. 몸에 손상을 주지 않는 선에서 열충격단백질을 생산해내는 것은 몸을 더 강하게 만드는 길이 된다.
열충격단백질은 산화물질들을 제거하는 동시에, 신체의 항산화제 생성을 증가시킨다. 이는 몸의 주된 손상 원인인 산화스트레스를 줄여준다.
한 연구에서는 사우나의 실천이 같은 강도로 훈련한 달리기 선수의 지구력을 32% 증가시키는 결과를 관측했다. 성장호르몬의 1600% 증가가 관측되기도 했다. 인슐린 민감성 또한 개선해 신진대사를 개선하는 효과 또한 있다.
이 모든 메커니즘은 근육량을 늘려주는 결과로 나타난다. 한 실험에서는, 7일간 움직임을 제한해 근육을 퇴화시킨 실험쥐의 근육량이, 사우나를 적용한 그룹에서 30% 더 많이 회복되는 것을 관측하기도 했다.
운동 전, 후에 사우나를 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다. 회복을 촉진시키고, 근육을 성장시킨다.
사우나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효과 또한 뛰어나다. 사우나는 혈관을 확장해 축적된 스트레스 호르몬을 순환시키는 효과가 있다. 스트레스가 가중되었다면, 사우나 후에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차가움에 대한 인체의 반응은 발열이다. 추운 곳에 있을 때, 온몸이 오들오들 떨리는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몸의 떨림은 근육을 수축시켜 열을 내는 작용이다. 하지만, 이는 열을 생산하는 세련된 방식은 아니다. 차가움에 적응해낸 신체는 이보다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열을 생산한다. 바로 지방세포에 미토콘드리아를 증식시켜, 미토콘드리아의 운동을 통해 바로 에너지를 생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지방 속에는 미토콘드리아가 많아 지방질이 갈색을 띤다. 이 갈색지방은 효과적으로 연소될 수 있는 고농도의 에너지원이다. 몸에 이러한 역동적인 지방질이 있으면, 에너지가 필요할 때 바로 연소된다. 모든 지방이 진한 갈색을 띤다면 에너지가 부족할 일은 없을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신생아의 몸에 있는 지방도 갈색의 지방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갈색 지방은 과도하게 쌓이지도 않으며, 체력에 큰 보탬이 된다. 추위에 강한 몸은 건강한 신진대사의 증표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추위에 대한 저항력은, 마치 운동을 통해 강해지는 근육처럼 점차 강해진다. 체지방이 발열에 사용되며 연소된다. 또한, 지방 사이의 미토콘드리아의 수를 늘려, 지방의 신진대사 또한 증가시킨다. 이는 체지방이 줄어드는 효과로 나타난다.
가장 간단한 한기 호르메시스 실천은 샤워의 막바지에 1분~5분가량 가장 차가운 물로 냉수마찰을 하는 것이다.
한기는 염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탁월하다. 염증의 지표가 감소되는 것이 관측된다. 만성염증으로 인한 통증이 있다면, 냉수마찰은 통증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항염증 작용이 근육성장을 방해하는 작용이 될 수도 있다. 운동은 근육에 약간의 염증반응을 발생시킨다. 이 염증에 대한 호르메시스적 적응과정이 바로 운동의 효과인 것이다. 한기는 이 염증반응을 억제해, 근육생성의 신호를 차단할 수도 있다. 만약, 운동량이 지나치게 많아, 성장보다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라면 이러한 작용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열이나 한기에 대한 불편함을 보정하기 위해, 몸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시스템을 가동한다. 엔도르핀의 수용체인 오피오이드 시스템이 활성화된다. 생생한 감각을 주는, 각성 호르몬 노르에피네프린 또한 증가한다. 이 작용으로 인해, 온도 컨디셔닝 이후에는 기분이 무척이나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열 / 한기 호르메시스에서 공통되는 효과이다.
근육의 활동과 두뇌의 활동 모두에게 큰 이점을 주는 보충제가 있다. 바로 크레아틴이다.
크레아틴은 운동능력 향상 효과가 과학적으로, 일관되게 검증된 성분이다. 쉽게 말해, 인체의 에너지 기본단위인 ATP를 한번 더 쓸 수 있게 해 준다. 신체에서도 크레아틴을 만들어내는데, DNA의 표현과정인 메틸화(Methylation)는 1/3 가량이 이 크레아틴 생산에 쓰인다. 신체로서는 굉장한 투자인 샘이다. 중요한 기능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근육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는 물론, 두뇌의 신경이 사용하는 에너지도 ATP이다. 특히 크레아틴은 신경 사이를 이동하며 작용할 수 있어서, 생산된 곳에서 이동할 수 없는 ATP의 에너지를 훌륭하게 보완해준다. 부족한 곳에 쓰이는 에너지원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성질은 두뇌기능에 크나큰 이점을 준다. 한 실험에서는, 채식으로 인해 식이 크레아틴을 섭취하지 못한 실험군에게 매일 5그람의 크레아틴을 보충했다. 결과는 크레아틴을 보충한 그룹에서 인지능력 평가점수가 20% 높게 나타났다. 이 정도의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는, 보충제의 인지능력 향상의 결과는 결코 흔하지 않다.
무언가를 보충해 신체의 기능을 향상하고 싶다면, 크레아틴은 단연 훌륭한 선택일 수 있다. 분명한 효과를 체감할 것이다. 크레아틴 모노하이드레이트(Creatine Monohydrate)를 3-5g 매일 섭취하는 것을 권한다. 1년 분량이 2~3만 원 선이니, 가격 또한 저렴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