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현욱 Apr 17. 2019

만병의 근원 : 염증을 없애는 법.

염증을 해소하는 것. 두뇌 성능의 핵심이다.


두뇌에 쌓인 염증은 성능 저하의 원인이 된다.

염증은 생각을 느리게 하고, 기억력을 감퇴시키며, 신체동작을 둔하게 만든다.

의지력을 갉아먹고, 생각을 짧게 만들며, 당장의 욕구를 따르게 만든다.

기분을 좋지 않게 만들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만든다.

타인의 감정과 의도를 읽는 능력이 감소한다.

같은 말을 반복하게 만든다.


두뇌의 성능을 개선하고 싶다면, 염증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염증이란 무엇인가?


 염증은 면역의 작용이다. 신체조직의 파괴가 감지되었을 때, 독소나 바이러스의 침입이 발생했을 때. 면역시스템은 염증을 가동시킨다. 파괴된 부분을 응고시켜 새로운 조직으로 메워내고, 독소를 빨아들여 해독하거나 배출한다.


즉, 염증은 위협에 대처하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하지만, 몸에 항상 염증이 있는 것은 다른 현상이다. 몸에 특별한 사건이 없을 때에도 항상 온몸에 염증이 남아있는 상태를 만성염증이라고 한다.


 현대의 식품 환경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만성염증을 안겨준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만성염증으로 움츠러든 몸이 건강함의 기준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만성적인 비염을 앓는 아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관절염으로 골반이 빳빳하게 굳은 장년을 정상적인 노화과정이라 받아들인다. 배가 허리보다 더 나온 성인들의 몸매를 단순한 게으름의 결과라 받아들인다. 그리고, 모두가 무언가를 해낼 정신적인 에너지가 없는, 멍하고 산만한 상태를 정상이라 여기며 살아간다.


 모두가 허약해져 있으나, 그것이 문제라고 인식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따라서, 해결하는 의지나 방법이 없다. ‘모호한 재앙’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성염증이 발생하는 이유.


 휘발유로 가는 차에 디젤을 넣는다고 해보자. 디젤을 절반 정도 섞는다면, 한동안은 문제없이 굴러갈 것이다. 하지만 연소기관은 얼마 안가 닳아 망가질 것이고, 크고 작은 고장이 발생할 것이다.


 실수가 아니라면 휘발유 차에 경유를 넣는 사람은 없다. 이런 근본적인 실수를 우리 몸에, 그것도 의심하지 않으면서 모든 사람이 반복하고 있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이 주제에 대한 이해가 생길수록 이러한 비유가 이해될 것이다. 결코 과장이 아니다.


 현대 성인의 1/3은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다. 그리고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도, 인간 본래의 설계보다 허약하고 무기력하다. 대사증후군을 단순하게 말하자면 에너지를 연소하는 기능이 감소한 것이다. 더 심해지면, 혈관이나 장기에 대사의 부산물들이 쌓인다. 신체가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능에 고장이 생긴 것이다.


 현대의 대사증후군을 단순하게 말하자면, 탄수화물 대사기능의 저하이다. 정제한 탄수화물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365일 사용하면 대사증후군이 생긴다.


 여름과 가을이 아닌 시기에 탄수화물을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채 수천 년이 되지 않았다. 탄수화물의 원료에서 섬유질을 제거해내는, 곡류와 설탕의 정제 기술이 보편화된 것은 채 수백 년이 되지 않았다. 유전자가 이러한 급격한 식생활 변화에 적응할 시간이 없었다.


 정제된 탄수화물은 혈당을 지나치게 높인다. 높아진 혈당은 염증을 발생시킨다. 즉, 정제된 탄수화물이 염증을 발생시킨다. 당분의 과다가 한계점을 넘어서서, 세포가 더 이상 당분을 쓰지 못하게 된 증상. 인슐린 저항증은 염증에 의해 악화된다. 이렇게 되면 늘 혈당이 지나치게 높아진다. 염증은 폭발적으로 가속된다.


 흔히 20대 중반에 ‘꺾였다’라는 표현을 쓴다. 이 즈음이 탄수화물 대사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할 즈음이다. 탄수화물이 더 이상 효율적으로 쓰이지 못하고, 몸에 손상을 가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즈음부터 눈에 띄게 에너지가 없고, 피곤하다. 노화가 시작된다.


과도한 당분은 불쏘시개에 불과하다. 마른 장작은 따로 있다.


 식용유. 특히 카놀라유와 옥수수유, 대두유, 해바라기씨유와 같은 다중 불포화지방으로 이루어진 기름은 염증의 또 다른 직접적 원인이자, 염증의 폭주를 불러오는 원인이다. 식용유는 현대 식품환경에서 단연코 가장 해로운 식품이다.


 먼저, 식용유의 화학적 구조를 들여다보자. ‘다중 불포화’ 지방의 의미는 지방을 이루는 탄소의 사슬에 이중결합이 둘 이상 있다는 뜻이다. 이 이중결합은 분자끼리의 느슨한 결합이다. 열이나 산소에 의해 쉽게 파괴된다.


 이렇게 연결이 파괴된 불포화지방의 분자는 자유 유리기, 산화물질이 되어 불안정한 상태로 날뛰는데, 다른 세포의 구조를 흐트러뜨린다. 늘어난 자유 유리기는 세포 손상과 염증의 원인이 된다.


 이 불안정한 구조의 식용유가 세포의 구성성분으로 쓰일 수도 있다. 안정적이지도, 모양이 고르지도 못한 이 지방질이 세포의 구성성분으로 쓰이게 되면 세포는 딱딱하고, 손상에도 취약하게 된다. 늘어나고 줄어드는 신체 조직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이러한 식용유로 만들어진 세포에게는 ‘풀 먹은 옷깃이 튿어지는 듯한’ 손상으로 다가온다. 조금의 자극에도 과도한 염증반응이 일어난다.


혈당에 의해 촉발된 염증이 식용유에 의해 확대되면 현대 만병의 근원, 만성염증이 발생한다.



만성염증의 해결책.


 염증을 줄이는 요령이라 알려진 것들이 몇 있다. 소염 기능이 있는 약품이나 허브도 적지 않다. 하지만 염증의 기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것에 비하면 효과는 근본적이지도, 지속 가능하지도 못하다.


 가장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해결책은, 몸을 구성하는 지방질을 자연적이고, 파괴되지 않은 것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몸에서 올바르게 쓰일 수 있는 형태의 지방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이롭다. 다량의 포화지방, 단일 불포화지방을 기반으로, 소량의 오메가-3, 오메가-6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산물을 포함한 동물성 지방, 코코넛유, 올리브유는 훌륭한 식품이다. 몸속 세포의 지방질이 모두 교체되는 시간은 1년에서 2년이 필요할 수 있다. 손상이 두드러지는 조직은 더 빠르게 회복될 것이다. 눈에 띄게 건강해지는 과정이기에 인내심을 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시간이 지나면 전례 없이 건강해진다.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가져오는 음식. 흰 설탕과 흰 밀가루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활동이 아주 많은 것이 아니라면, 탄수화물을 매 끼니 섭취하면 살이 찌는 것을 피하기 어려우며, 좌식생활을 주로 하며 탄수화물을 주요 사용할 경우 대사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방을 연소하는 에너지로 당분 대사에 치중되었던 에너지 생산방식을 분산해야 한다. 탄수화물을 이용하는 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을 경우, 대부분의 열량을 지방질로 섭취하는 식이요법이 효과가 뛰어날 수 있다. 또한 탄수화물을 섭취할 때에는 반드시 섬유질과 함께 섭취해 혈당의 급등을 피해야 한다.


 지방의 섭취가 몸에 해롭지 않다는 사실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방과 단백질, 섬유질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면, 염증의 원인을 대부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실천을 지킨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부분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다. 하지만, 보다 더 획기적이고 빠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궁금할 것이다. 가장 효과가 큰 방법을 소개한다.


오메가-3의 보충.


 오메가-3의 고용량 보충은 빠르고 간편한 염증 감소 대책이 될 수 있다. 신체의 연한 조직을 구성하는 오메가-3는, 당분의 이용률을 높이고, 지방 연소를 가속시키며, 식용유와 같은 염증성 지방으로 인한 영향을 상쇄한다. 하루 4그람씩 보충하면, 분명한 변화가 체감될 것이다.


세포자가포식. (Autophagy)


 몸이 외부에서 들어오는 양분이 없어지는 것을 감지하거나, 에너지의 사용처가 늘어남을 경험하면, 몸이 본래 지니고 있는 세포의 최적화 기능인 자가포식을 동작시키게 된다. 자가포식은 기능이 떨어진 세포를 부숴 건강한 세포의 양분으로 전환하고, 필요 없는 조직을 분해하고 태워서 에너지로 전환하는, 몸의 에너지 최적화 대책이다.


 이 과정에서 염증으로 남아있던 단백질과 지방질도 분해해 에너지로 전환된다. 세포자가포식을 동작시키는 것은 만성염증 해소에 가장 분명한 차도를 가져오는 방법이다.


단식, 운동, 커피는 세포자가포식을 가동하는 생체신호로 동작한다. 셋을 결합하면 효과가 증폭된다.



케토시스. (Ketosis)


 탄수화물을 최대한 제한하는 케토제닉 식사법이나, 이틀이 넘어가는 긴 단식을 하게 되면 지방질을 주된 연료로 사용하는 신진대사 상태인 케토시스가 가동된다. 케토시스는 지방을 잘게 쪼갠 연료인 케톤이 포도당을 대신에 두뇌와 심장의 주연료로 사용되는 상태이다.


 케톤(BOHB)은 염증을 발현하는 유전자(NLRP3)의 표현을 막는다. 또한, 에너지 대사과정의 부산물인 산화물질(ROS)의 생성 또한 줄여, 염증의 큰 원인 또한 줄인다. 탄수화물의 섭취가 줄어, 혈당이 낮게 안정되는 것 또한 염증이 줄어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케토시스는 체지방을 에너지로 연소하는 기능을 높이고, 식욕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케토시스에 적응하면 단식은 매우 쉬워지는데, 케토시스와 단식의 결합은 염증을 해소하는,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강황, 유향, 블랙커민.


염증을 줄이는 허브들 중, 강황, 유향, 블랙커민은 효과가 특출나다. 부작용 또한 없다.


 강황을 요리에 이용하는 것은 염증 감소에 좋은 역할을 한다. 강황의 유효성분은 효과가 뛰어난 대신 흡수율이 좋지 않다. 유효성분 커큐민의 흡수율을 개선한 보충제는 염증 감소의 효과가 어떤 약물보다도 뛰어나다. (그중 Longvida라는 형태의 효과가 가장 확연했다.)


 유향은 서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귀한 약재로 꼽히며, 만성염증과 자가면역 증상에 효과가 있다. 추출물을 알약으로 섭취할 수도 있지만, 유향 덩어리를 씹어먹거나 차로 끓여먹어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관절에 생긴 염증에 특효를 보인다.


 블랙커민은 오일이나 캡슐의 형태로 구할 수 있으며, 드레싱 등에 이용할 수 있다. 염증뿐만 아니라 알레르기 증상에도 효과가 뛰어나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실행해 나가면서, 염증이 늘어나는 상황(식품에 대한 반응, 부상, 장거리 여행, 스트레스 등)이 생기면 이를 해소해주는 허브를 이용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다. 이를 생활습관으로 삼으면 곧 건강한 염증반응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