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나를 보고 열심히 산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나를 보고 대충 산다고 한다.
내 생각에 나는 내가 열심히 산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최선을 다하는 분야가 다를 뿐이다.
나는 내 인생을 바뀌는 계절을 느끼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 그래서 매일같이 산책을 즐기고 때때로 여행을 떠난다.
또, 사랑하는 사람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퇴근 후 남편과 잠자리에서 떠는 수다 시간이 즐겁고 가족과 좋아하는 친구들과 맛있는 디저트를 먹으며 수다를 떠는 것도 좋다.
반면에 일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싶지 않다. 내가 선택한 일을 싫어할수록 나만 손해라는 것을 안다. 열심히 일하는 동료들을 보면 내가 못난거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괜히 작아진다. 나는 왜 더 열심히 하지 못할까, 전문직으로서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말이다.
근데 출근길 만원 지하철 안에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다시는 달리지 않겠다고 다짐한 레이스 위에서 지쳐가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인정, 성공, 출세라는 한곳을 바라보며 달리는 레이스. 또는 내 옆사람이 얼만큼 왔나 두리번 거리느라 다른 곳은 보지 못하는 그런 경주의 삶말이다.
노무사 시험공부를 시작하고 노무사로 새롭게 시작하며 나도 모르게 그 레이스에 또다시 참전하여 달리고 있었다. 20대 내내 이 레이스에서 벗어나 나만의 길을 걸어가는 삶을 살자고 다짐하며 책도 많이 읽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도 사귀었는데 말이다.
얼마 전 병원에 가서 의사선생님께 신호등이 눈앞에서 깜빡일 때 혹시 그정도는 뛰어가도 괜찮냐고 물었다. 괜찮다고 대답하실 줄 알았는데 “뛰지 말고 그냥 지각하세요!”라고 너무 단호하게 말하셔서 놀랐다. 읭?! 의사쌤은 원장님이라 지각해도 되지만 저는 한낱 근로자라 지각하면 안되는데요, 말하고 싶었다.
근데 또 한편으로 '그래, 좀 늦으면 어때', '남들보다 일 좀 못하고, 덤벙거리고, 더디면 어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나는 내가 서울에서 매일같이 출근하며 월급받고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고 대견하다고 느낀다.
장하다! 내일도 화이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