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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래블 Feb 25. 2024

의식적으로 많이 웃어 보았다

웃기만 해도 정말 행복해질까? 



일요일 낮.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을 했다.

쇼츠도 넘기고 릴스도 넘기고~

편안하게 누워서 핸드폰만 하는데 점차 마음 한켠이 답답해진다.

'일요일이 다 가고 있구나. 아 이번주에 A업무는 제발 잘 해결되야 하는데'

갑자기 업무 생각이 머리 속으로 파고든 것!


핸드폰이라는 것은 참 이상한게 하고 있으면 하고 싶은데 한다고 엄청 행복해지고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찌뿌둥하고, 내가 억지로 외면해온 일들이 어느새 스물스물 몸을 감싸고 돈다. 그런데도 안 하기가 참 힘들다. 


'정신차려! 아직 일요일이고! 
벌써부터 다음주 업무를 걱정할 필요 없어! 
그리고 너가 지금 걱정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잖아!! '


하지만, 한 번 머리 속에 들어온 생각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때 생각난 것이 '웃음'이었다. 






뭐 웃기고 재밌는 거 없나 생각하다가 예전에 신문에서 '웃음치료'와 관련된 기사를 읽은 기억이 떠올랐다. 암병동환자들을 대상으로 웃음치료를 하는 이임선 웃음치료사의 이야기였다. 웃음치료가 주치료가 될 수는 없지만 보조요법으로 병행하면 환자들의 치료 및 건강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웃으면 복이 온다', '사람은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하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병원 웃음치료에서 할법만 기법을 나 혼자 집에서 따라하기는 영 어색하고 민망하였다. 그래서 그냥 일상생활에서 사소한 일에 더 자주 밝게 웃기로 다짐했다.





예를 들어 평소에는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릴 때 머리 말리다 핸드폰 하다 머리 말리다가 유튜브 보다 이랬는데 이제는 거울을 보면서 웃는 표정을 연습하며 머리를 말렸다.


또 아침에 일어나서 신랑에게 웃는 얼굴로 굿모닝이라고 인사했다. 그리고 신랑의 별거 아닌 농담에도 더 크게 웃었다. 그랬더니 잘 안 웃는 신랑도 덩달아 웃는다.


점심 시간 함께 밥먹는 동료들과도 이야기를 나누며 더 활짝 웃었다. 평소엔 잘 몰랐는데 내가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참 많이 웃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편하고 웃긴 동료들과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참 복받은 일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마지막으로 머릿속에 잡생각이 들면 눈을 감고 깔깔깔깔 웃는 나의 모습을 아주 생생하게 떠올렸다. 그러면 신기하게 내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면 나도 덩달아 웃음짓게 된다. 신기하다. 





의식적으로 웃으려고 하다 보니 생각보다 핸드폰을 할 때는 웃는 표정보다 굳은 표정을 할 때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터넷 콘텐츠에는 웃긴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단순히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기 때문이다.  


또 생각보다 내가 웃음에 인색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분명 마음 속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들 앞에서 막상 무덤덤한 표정으로 얘기를 나눴던 것이다. 똑같은 얘기를 하더라도 미소 짓고 밝은 표정으로 얘기한다면, 표현하기 민망한 나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닿지 않을까 싶다. 



한 주동안 잘 웃어서 그런지 걱정하던 업무도 잘 해결된듯 하다. 

많이 웃은 만큼 더 활기찬 하루를 보낸 것 같은 기분도 든다. 

다음주도 조금 더 자주 웃어야겠다. 


따땃한 햇볕에 몸도 마음도 녹이고 싶다




P.S. 원래는 브런치 매거진에 연재하던 글이다. 그런데 갑자기 브런치북 연재가 가능하다고 연락을 받았다. 급하게 프롤로그만 옮겨오고 예전 글은 아래 브런치 매거진에 그대로 두었다. 앞으로는 브런치북에서 연재할 예정! 


https://brunch.co.kr/magazine/hererightnow



이전 01화 프롤로그: 나는 지금 여기서 편안해지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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