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고 뭐하지 +15
파니네 집은 일출맛집이라고 했는데 자느라 일출을 전혀 보지 못했다. 일어나 보니 이미 해가 중천~
파니가 아침을 위해 미리 베이글을 사놓았다. 내가 빵 좋아하는지 어찌 알고!! 생크림은 직접 만든 것이라고 했다. 너무너무 맛있었다.
지방은 청년들을 위한 제도가 많다고 한다. 그중 하나로 여수는 청년들에게 책값의 50%를 지원해준다고 한다. 여수시립도서관에 사고 싶은 책을 신청하면 동네책방에서 50% 가격에 픽업할 수 있는 제도인 것이다. 최대 10만 원까지 지원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책 20만 원을 사면 10만 원을 지원해 주는 것.
파니가 미리 주문해 놓은 책이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아 그 책을 찾으러 갔다.
책 좋아하는 청년에게는 참 좋은 제도라고 생각했다. (도서 정가제보다 이런 게 나은듯 싶었다.)
파니가 ‘여수밤바다’ 노래의 배경이 되는 여수 바다가 어딘지 아냐고 물어봤다.
당연히 여수낭만포차거리와 여수해양공원이 있는 쪽의 바다가 아니냐고 대답했다.
파니는 아니라고. 바로 만성리 검은 모래해변이라면서 거기로 가자고 했다.
몽글몽글한 큰 돌멩이가 가득한 해변이었다. 먼바다로는 광양으로 들어가려는 배가 줄지어 서있었다. 평일 낮이라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해변을 따라 늘어선 횟집과 펜션, 야외테이블 자리를 보며 밤에 놀러 오면 분위기 진짜 좋겠다 싶었다. 특히 다 같이 엠티 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여긴 밤에 다시 오고 싶다~!
원래 가려던 카페가 문을 닫아 NCNP라는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카페 쪽으로 다가가며 NCNP가 뭐의 약자인지 맞춰보자고 했다.
난 no coffee no place라 하여 커피 안 시키면 자리없다인 것 아니냐고 했지만 파니가 맞췄다. no coffee no peace였다 ㅎㅎ
샤인머스킷에이드를 먹어보고 싶었지만 여수에도 왔으니 밤바다 에이드를 시켰다. 보라색 음료인데 레몬즙을 넣으면 그라데이션으로 붉게 물든다. 아마 바다가 노을에 붉어지는 것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자리에 앉아 각자 가져온 책을 읽었다.
여수 대부분의 카페는 바다를 볼 수 있는 통창인데 날씨가 좋아 햇살이 진짜 잘 들어온다. 정말 여수는 이미 봄이다. 그리고 나는 통창을 통해 점점 익어갔다.
여수까지 왔는데 갓김치와 간장게장은 먹어봐야 하지 않겠냐 싶어 백반집으로 갔다. 그러나 손으로 간장게장을 발라먹는 것을 매우 귀찮아하여 간장게장이 제외된 생선구이백반을 시켰다.
갈치, 민어 조합의 생선구이뿐만 아니라 밑반찬으로 갓김치, 삼채, 방풀나물, 토하젓 등 여수이기에 만날 수 있는 밑반찬도 볼 수 있었다. 반찬을 한 번씩 집어 먹다 보니 금세 배불렀다.
택시 아저씨가 오늘 아침 구례까지 손님을 모시고 갔는데 거기는 이미 산수유가 다 피었다고 한다. 구례에 또 가보고 싶다.
또, 여수와 남해를 잇는 해저터널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해저터널이 생기면 여수에서 남해까지 10분이면 간다고 한다. 남해도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는데 기대된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해외로 신혼여행을 가지 못하게 되면서 여수에 고급 풀빌라가 많이 생겼다고 한다. 그런데도 다시 와서 가보고 싶다.
어찌나 가고 싶은 곳이 많은지. 이젠 해외여행보다 짧게 자주 떠날 수 있는 국내여행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