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는 이치를 거스르는 세상의 비약. 끝도 없이 돌아가는 기계 장치 소리가 아침 사람들의 귀에 퍼진다. 소리를 들은 아이들은 수레바퀴 꼭대기에 올라서는 꿈을 꾸고, 늙은 사람들은 귀를 막으며 꿈꾸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럼에도, 주변 산 정상에서 보는 수레바퀴의 모습은 심장과도 같다. 근육 대신 장치로 박동하는 심장, 피 대신 부품으로 숨을 쉬는 생명. 인간과 수레바퀴의 차이점은 사라지기만 한다.
인간과 수레바퀴의 차이점 딱 하나는, 돌지 않는다는 것. 인간은 끝없이 뛰어가며 짐승에게 쫓기듯 다급하지만, 수레바퀴는 평온하게 자신의 주변을 맴도는 새들과 푸른 공기를 맡는다. 그게 바로 유일한 차이점이자, 결함이다. 그들은 결함을 알고 있을까, 아니면 애써 외면하고 있을까. 마음만은 온전하기에, 그것만으로 됐다고 자신을 위로한다. 결국 마음의 수레바퀴는 오늘도 결함과 인간을 응시한다.
시간이 지나, 변화가 수레바퀴와 인간을 감싸 안았다. 아이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밝은 웃음소리가 늙은 자들의 귀를 부드럽게 울려, 늙은 자들의 입가엔 작은 미소가 번진다. 새들이 점심을 하늘에서 느끼며 인간들의 환상을 축복한다. 오래가지 않을 희망, 그러나 아름다운 허상. 새들은 그것을 조롱하지 않는다. 대신 약한 울음소리를 하늘에 퍼뜨린다.
누군가는 새파란 하늘의 새들을 잡으려 한다. 새들만이 볼 수 있는 세상이 부러워서, 마냥 붙잡게 되는 사람들. 새들은 그들의 머리 위에서 부드럽게 날며 끝내 수레바퀴에 앉는다. 갈색빛을 내는 수레바퀴의 각 굴곡에 새들이 여러 마리 올라서 있다. 그들은 새들을 잡지 못하고, 초록빛 산꼭대기에 자리를 잡는다. 수레바퀴는 새들과 그들에게 보답하듯, 철컥거리는 소리를 낸다.
수레바퀴의 기침 소리는 점점 조용해진다. 별과 검은 하늘을 찾길 원하는 다람쥐는 수레바퀴가 기침을 멈추는 걸 알아채고, 무채색의 언덕을 올라간다. 항상 색깔을 지켰던 개구리가 다람쥐의 등산을 응원하기 시작한다. 수레바퀴를 신뢰하는 모든 자들이 무채색을 통해 수레바퀴의 세상이 끝나간다는 걸 알아챈다. 심장과도 같던 자신이 멈춰가고 있다는 걸, 수레바퀴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인간과 다람쥐, 새들과 개구리. 수레바퀴를 신뢰하는 자들. 세상의 비약은 더 이상 세상을 앞서 가지 않았다. 기침 소리도, 심장 소리도 들을 수 없다. 수레바퀴는 자신을 믿는 자들을 남기고 세상의 잔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