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한줄풍경

<한 줄 풍경>#01

#01. 마트 세일

by 류승희

매주 수요일, 아파트 단지 앞 마트에서 특별 세일을 한다.

나는 장바구니를 들고 마트에 들러 저녁거리를 산다. 수요일에는 단지 안의 주부들로 마트 안이 북적거리고, 나는 전단지에서 본 오리고기와 미국산 쇠고기 부챗살 사이에서 고민한다.

첫째가 좋아하는 훈제오리고기를 바구니에 넣고, 같이 먹을 반찬거리를 좀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


이른 저녁, 프라이팬에 오리고기를 구우며 매캐한 연기가 렌지 후드로 빠져나가는 걸 쳐다본다.

후드로 빠져나간 연기들은 어디로 사라질까 생각하다, 마트에서 본 여자들을 떠올린다.

아파트 층층이 똑같은 집, 똑같은 부엌에서 각기 다른 여자들이 오리고기와 미국산 쇠고기을 굽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결국 나라는 개별성도 ‘훈제오리고기’ 혹은 ‘미국산 쇠고기’ 둘 중 하나인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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