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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다 Aug 30. 2023

무거움을 비운다




작년 요맘때 에세이 수업을 들으면서 나의 자서전(?) '늦지 않았음을 기억해'를 브런치북으로 묶어냈다.

그동안 감춰두었던 어둠이 내 안에서 흘러나왔다. 그만큼 나는 가벼워졌다. 무거움을 비운 나는 웃고 있었다. 잠깐 하루 이틀 정도?


아, 나 예전에는 잘 웃는 사람이라는 말도 들었는데, 언제부터 표정이 심각해졌을까? 웃을 일이 없다고 한다면 변명일까? 아재 개그에도 잘 웃는 편이지만, 주변에 재미있는 사람도 없고 나이가 들수록 웃을 일이 점점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 중년들 입 다물고 가만히 있으면 서양인이 보면 화난 줄 안다고 하던데, 나도 딱 그런 인상이 되어버린 것 같아 슬프다.

소녀시절에도 까르르 웃고 떠들기보다 우울하고 고민스러운 얼굴로 다녔는데, 제2의 사춘기라는 갱년기라서 그런 것일까? 이런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 고개를 내젓는다.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될 때면, 늘 시작하기도 전에 스트레스 반응을 보인다. 음식에 의존해서 긴장감을 풀려고 고칼로리의 음식을 많이 먹는다. 장이 무거워지면 움직임도 두뇌활동도 둔해진다. 자꾸 졸리고 책은 읽히지 않고 글도 잘 쓸 수 없다. 헬스장 가서 20분 걷기도 힘들어서 나와버렸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다. 적당히 적게 먹으면 기분도 좋고 몸도 가볍다. 적당한 움직임은 뇌를 생기 있게 한다.

그렇게나 무거웠던 몸이, 불쾌했던 마음이 일순 가벼워진다. 어제와 달리 내 모습도 조금 더 마음에 든다.


부정적인 생각의 고리를 끊고 가볍게, 미니멀하게, 미소를 지으며 내일을 기다리고 싶다.

너무 무거워지지 않도록, 일부러 웃을 수 있게 개그 프로라도 찾아보는 건 어떨까? 나를 웃게 하는 유머러스한 친구도 찾아봐야겠다.

인생의 무게에 짓눌려 표정을 잃고 터벅터벅 걷기보다는 춤추듯 경쾌하게 걸으며 주변 사람들과 웃음을 나누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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