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일선물

by 류하 스텔라

언제부턴가 나의 생일은
누군가의 축하도 받지만
무엇보다 내가 나에게 작은 선물을 건네는 날이 되었다.
옷 한 벌, 갖고 싶었던 작은 물건,
가끔은 맛있는 디저트 하나.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갖고 싶은 것도, 특별히 먹고 싶은 것도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어느새 ‘특별한 날’보다는
‘평범한 하루’가 더 좋은 나이가 되었나 보다.

그렇게 백화점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눈에 띈 건 아이 옷이었다.
손주가 이 옷을 입으면 얼마나 귀여울까,
그 모습을 상상하니 어느새 웃음이 났다.

결국 내 생일선물은
내가 입을 옷이 아니라
손주에게 입히고 싶은 옷이 되었다.

예전엔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나를 챙기기보다는
늘 누군가를 먼저 챙겨야 했다.
필요한 것이 있어도
남편을, 아이들을 우선하며
나의 몫은 자연스럽게 미뤄두던 시절이 있었다.
내 것을 당당히 요구하는 일조차
사치처럼 느껴지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조금씩,
나를 위한 선택을 배워가기 시작했다.
이제는 내 것이 필요할 땐
그것을 존중해 주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그 여유 속에서
다시금 다른 사람을 바라보게 되었을 때,
예전과는 전혀 다른 감정을 알게 되었다.
무엇인가를 주고 싶어서 주는 마음.
누군가를 향한 내 마음이
나를 더 따뜻하게 채우는 경험.
그것이 지금의 나를 가장 기쁘게 한다.

예전에는 효율이나 공평함을 따지며
무언가를 나누었다면,
지금은 단순히
“주고 싶어서 주는” 마음이
내 삶에 더 깊은 온기를 가져다준다.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주는 일 자체로 내가 더 충만해지는 요즘,
그 마음이 참 고맙고,
나에게 주는 가장 좋은 선물 같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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