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대문을 열면
마당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햇살이 넓게 퍼져 있었고, 그 한쪽엔
커다란 장독대들이 옹기종기 놓여 있었다.
뚜껑 위엔 마른 헝겊이 덮여 있었고,
그 틈 사이로 스며 나온 장 냄새가
마당 공기마저 구수하게 만들었다.
장독대 옆엔 작은 텃밭이 있었다.
가장자리엔 이름 모를 들꽃들이 피어 있었고,
나는 그 꽃들을 모아 꽃다발을 만들어
할머니에게 건넸다.
“에그, 이쁜 거.”
그 한마디면 하루가 다 채워졌다.
부엌에는 아궁이가 있었다.
그 위엔 커다란 가마솥이 놓여 있었고,
나는 마당에 떨어진 나뭇가지를 모아 불을 지폈다.
‘탁탁’ 타들어가는 소리,
무거운 솥뚜껑을 열 때 때 피어오르던 하얀 김,
보글보글 끓던 된장찌개 냄새,
그 구수한 냄새는 말없이 “집에 왔다.”라고 말해줬다.
마당 한켠 수돗가에선 물소리가 졸졸 흘렀고,
바람이 잘 드는 마루는 여름이면 눕기 좋은 자리였다.
밤이면 고요한 하늘 위로 별이 쏟아졌고,
그 아래 조용히 누워 있으면 마음이 편해졌다.
그 집은 늘 문이 열려 있었다.
누가 와도, “왔냐~” 하며 반겨주는 목소리가 있었고
마당을 드나드는 발자국 소리 사이로
언제나 웃음이 섞여 들었다.
그 집에선
굳이 열심히 놀지 않아도 심심하지 않았고,
굳이 누가 챙겨주지 않아도 마음이 따뜻했다.
그 마당, 그 부엌, 그 장독대,
그리고 늘 내 자리를 비워두고 기다리던 그 방.
시간이 많이 흘렀어도,
그 집의 풍경은 아직도 마음속에 그대로 남아 있다.
내 인생의 첫 번째 안식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