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 오브 웨일스 21 사육사

왕비를 살려주었던 사육사는 겁이났어.

by 류인환

왕비를 살려주었던 사육사는 겁이났어.




탈출한 왕과 왕자를 찾기 위해 많은 동료들이 그 숲으로 갔어. 혹시라도 왕비가 발각된다면. 그래서 광견병 걸린 흑표범을 숲에산채로 버려두었다는것. 자신이 저지른 일을 그들이 알게 된다면, 직장을 잃을수도 있어. 아니, 감옥에 갈 수도 있는일이야. 그는 어둑한 밤.스마트폰을 껐어.그리고 집 앞 감시카메라를 피해, 창문을 통해 집을 나왔어. 왕이 도망쳤던것처럼.


사육사는 다시 숲에 도착했어.


왕비를 찾아야 해.그리고 흔적없이 땅에 묻어야 할 것이야. 마음을 굳게 먹고 진작에 처리했다면, 이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었지. 자신을 탓하며 신발끈을 굳게 매었어. 그는 만약 이 범행의 용의자가 될 것에 대비해, 사이즈가 큰 신발을 사 두었어. 모든 것을 해결한 후 태워버릴 예정이야.


밤의 숲은 제법 무서웠어. 걸음마다 짓눌리는 풀결의 비명. 발끝에 차이는 둔탁한 귀뚜라미들의 침묵. 뒷목을 향해울리는 먼곳 짐승들의 울부짖는 소리. 사육사는 엽총을 굳게 쥐고 주위를 겨누었어. 정신 차려야 해. 자신의 상대는 표범아닌가.


오랜 역사를 가진 웨일스 동물원의 왕족. 고귀한 표범들.


사육사들은 스스로 신하라 칭하며 광장에서 공연을 선보이곤 했어.왕복을 입은 표범이 근엄하게 손을 들면,사육사들은 머리를 조아리며 대사를 읊조리면 되었지. 이 지방의 사람들 중 그 공연을 단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아니 온라인을 통해 수 백만 명이 지켜보았어.


자신도 그 표범들을 얼마나 사랑했는가.그래서 왕비를 결국 죽이지 못한 것아닌가. 잘못된 선택이었지.숲 속의동물들 역시 그 병을 옮을 수 있어. 사랑했지만, 불태우고 묻었어야했어. 기회는 있어. 지금 쯤이면, 왕비는 시름시름 앓다가, 어딘가에 죽은 듯 쓰러져있을 거야. 이미 죽었을지도 몰라. 그것이 가장 좋지. 조용히 시체를 묻으면 되는 것 아닌가. 위험한 것은 이 숲에 숨어있을지 모르는 왕과 왕자야.


아직 도시의 사람들은 알지 못해. 표범들이 병에 걸렸다는 걸. 사육사들 역시 몰랐었지. 그들이 가끔 이상행동을 보였던 건, 교배에 따른 유전적인 문제라 생각했거든. 인간에게 옮길 수 있는 광견병을 가졌을 줄이야. 검진결과는 몇몇의 사육사만 알고 있어. 사실이 드러나면, 동물원을 닫아야 하고, 그 안의 수많은 동물들을 폐사 처리해야 했어. 모든 역사가 사라지는 것이야. 사육사들은 며칠간 밤새 모든 포유동물을 검진했고, 싹이 보이는 몇몇의 종들은 소리 소문 없이 제거했어.


무엇보다,이미 병에걸렸을 웨일스의 왕족. 사라져야 했지. 게다가 왕은 도망쳐버렸어. 사육사들을 물어놓고서.

지금 그들은 전염될지 모른다는 공포, 직장을 잃을 것이라는, 혹은 감옥에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제정신이 아니야. 시민들이 알기 전에 모두 찾아내야 해. 몇은 이 밤 엽총을 들고 숲으로 떠난 것도 당연한 행동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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