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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홀러 류 씨 May 16. 2017

週刊 <워킹홀리데이@타이베이> 제8호

2017년 2월 27일부터 3월 5일까지의 일주일

週刊 <워킹홀리데이@타이베이> 제8호

설마 이번 건 기억이 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어제 일도 기억하지 못하는 게 제 머리입니다. 여전히 기억, 안 납니다. 두 달도 더 된 옛날 일을 기억해내기에 제 머리는 너무나도 못났습니다. 동창 모임에선 최고의 기억력을 자랑하는데 어제 무얼 먹었는 지도 기억이 안 나니 원.

3월은 무기력했고, 4월은 너무나도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이제 좀 요동치던 시간이 안정이 되어 밀린 포스팅을 진행합니다. 이제 매주 이틀은 꼬박 휴일이니, 얌전히 컴퓨터 앞에 앉아 머리를 있는 힘껏 짜내 보겠습니다. 그새 한국에선 많은 일들이 있어 대통령까지 치렀지만, 제 포스팅은 아직 18대 대통령이 재임 중인, 탄핵 이전입니다. 하하..



2017. 02. 27 월

楊記大餛飩, 台北 忠孝敦化

綜合大餛飩湯麵 NTD 90


대만은 꽤나 긴 연휴에 들어갔다. 일하는 회사에선 이사가 있었다. 이날은 퇴거하는 곳의 페인트 칠을 도왔다. 비가 왔고 같이 일하던 분들과 함께 식사를 해야 했기 때문에 가까운 곳이고 내가 아는 몇 안 되는 음식점인 이곳에서 훈뚠탕을 포장해 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먹었다.


2017. 02. 27 월

明洞二館韓式居酒屋, 台北 忠孝敦化


일이 끝나고 회사 사람들과 함께 근처의 한국 음식점에 갔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한국 요리다. 일본, 호주, 독일, 그리고 대만에서 내 돈 주고 한국 음식점에 간 적은 정말 손에 꼽는다. 이미 브런치에도 여러 번 썼지만, 나는 한국 음식이 그립지 않고, 그 이유는 1) 한국에 살 때 외식을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한국 음식을 외식으로 먹을 생각을 안 하고, 2) 한국에서 살 땐 위장 문제로 강제 소식이었기 때문에 식탐 자체가 없었고, 3)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4) 현지화된 음식을 굳이 비싼 돈 주고 먹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고 등이 있다. 하지만 사주는 건 잘 먹는다.

아무래도 한국 음식점이고 한국인들이 먹다 보니 매운 요리가 많이 나왔다. 사장님들끼리 친분이 있으셔서, 사장님께서 일부러 평소에 파시는 것보다 한국인 입맛에 맞게 좀 더 맵게 해주셨다는 것 같았다. 매워서 계속 스읍 스읍거리며 거의 먹질 못했던 것 같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한다,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면 100% 듣는 다음 질문은 "너 한국인 맞냐"다. 한국인 맞고, 어릴 때부터 매운 걸 즐겨먹지 않았고, 그 이유는 1) 먹으면 배가 아프고, 2) 변을 볼 때 너무 아프고, 3) 매운 것을 먹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싶을 만큼의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았고, 4) 땀을 흘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5)  매운맛은 미각이 아니라 통각인데 굳이 먹는 것에 고통을 느끼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에 이제는 볼 수 없는 '불닭'이라는 것이 유행했을 때 대학 친구와 종로에서 두 번 먹어봤던 기억이 있다. 당시 햄버거 세트를 못 먹어 콜라와 후렌치 프라이 M사이즈만 먹고, 라면 한 봉지를 다 못 먹을 정도의 엄청난 소식에 매운 것을 못 먹는 나는 그래도 그 강렬한 맛이 당겨 몇 개 먹다가 바로 화장실로 직행하곤 했다. 불닭이 자취를 감추면서 나는 일본에서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매운 음식을 안 먹게 된 것 같다.

참고로 4년 동안 일본에서 살면서 '김치', 내 돈 주고 사 먹은 적 없다. 일본에 가기 직전의 일기를 보면 '김치 없으면 못 살 것 같은데'라는 문장이 등장하는 걸 보면 나 자신이 환경에 맞추어 얼마큼 변화할 수 있는 사람인지 일본에 가기 전까지는 몰랐던 것 같다.


날짜가 바뀐 늦은 밤에 지진이 있었다.


2017. 02. 28 화

LULUWAY 滷滷味, 台北 忠孝復興


(내가 사러 간 게 아니라서 가게 이름은 확실치 않지만 위치상으로 이곳으로 추정됨)

이번에는 새로 이사 갈 곳을 정리했다. 끝나고 나와 동명인 매니저님과 함께 일하는 J 씨와 여자 셋이서 정리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뒤풀이를 하며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매니저님께서 근처 루웨이滷味 가게에서 추천 음식들을 왕창 구입해 오셨다.

술과 많이 친하진 않아서 그런지 역시 맥주 한 캔이라도 혼자 마실 때와 함께 마실 때의 알코올의 양과 속도가 전혀 다르다. 혼자 집에서 마실 때엔 맥주 한 캔도 다 마시기 힘들다.


2017.03.01 수

八方雲集(信義福德店), 台北 信義

鍋貼 개당 NTD 5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팔방운집의 군만두를 먹어보았다. 개인적으로는 맛있게 먹었다. 소스는 간장 베이스의 소스와 매운 소스 두 가지를 주는데, 매운 소스가 마음에 들었다. 아마 본사 공장에서 배송해주는 것이라 어느 점포든 같은 소스를 사용할 것이다. 가격도 개당 5원이니 20개를 먹어도 대만돈 100원, 4천 원도 안 된다. 대만으로 여행 오시는 분들에게 부담 없이 간식 혹은 식사류로 먹을 수 있어서 인기가 있는 것 같다.


2017.03.02 목

金仙魯肉飯, 台北 後山埤

魯肉飯 小 NTD 25


하루에 한 끼 밖에 먹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땐 아르바이트도 하나뿐이었고 월급 직전이라 하루에 한 끼만 먹던 시절이다. 하루 종일 참고 참고 참다가 느지막하게 어쩔 수 없이 먹는 한 끼.

가끔 들르는 곳이지만 이날은 점원 분이 말 못 하는 외국인이라고 신경을 많이 써주신 날이었다. 이런 사소한 것들에 이방인으로서, 서비스를 받는 손의 입장으로서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어느 나라든 나라, 도시 분위기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만에선 웃는 얼굴을 마주할 확률이 비교적 높다. 일본이나 한국처럼 자본주의 웃음 말고. 물론 나도 자본주의 웃음 만랩은 찍은 사람이다. 하하.....


2017.03.03 금

MOS BURGER 摩斯漢堡, 台北 忠孝復興

柚香胡麻豬排堡 NTD 60


출근 전에 푸싱忠孝復興 역의 소고 백화점 지하의 모스 버거에 들러 급하게 받아 든 햄버거. 역시 유자는 사랑이다.


2017.03.03 금

豚骨拉麵 Nagi 凪,  台北 忠孝復興

豚王 NTD 200 半熟蛋 NTD 30


가끔 일본 라면이 당기곤 한다. 타이베이의 인기 지역인 동취 쪽은 일본 음식점이 유난히 많이 몰린 곳이다. 일본 라면집들도 꽤 많이 몰려있으니, 타이베이 여행 중 대만 음식이 대만 특유의 향이나 맛 때문에 입에 맞지 않은 사람들은 일본 음식은 그나마 좀 나을 순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일본 음식은 한국인들 입맛에는 무척 짜고, 대만에서 파는 일본 음식들 역시 대부분이 일본에 본사, 본점을 두고 있는 가게들이 많기 때문에 음식이 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각오해야 한다.


점심시간도 지나고 저녁 시간은 되지 않은 애매한 시간에 방문한 나기. 몇몇 직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근무 중이었던 직원이 무척 친절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해외에서 서로 말이 안 통하는 상황을 만났을 때 매번 그 상황을 극복(?)하려 노력해주는 사람들을 보면 그 마음이 고맙고 그 모습이 귀엽고 이런 나라 미안하고.

추가로 주문한 계란이 반으로 잘리지 않고 한 개가 통째로 나온 것이 다소 아쉽다.

맛은 구글의 높은 평점만큼이나 꽤 괜찮은 맛이었다.


2017.03.04 토

간판 없는 가게, 台北 中山

餛飩湯 NTD 25


메인 역 근처라고 하기엔 거리가 있지만, 근무지 근처의 가게. 지도상으로는 타이베이 메인 역과 중산 역 사이 지역에 위치해있다. 걸어 다니다가 우연히 들어간 곳에서 훈뚠탕을 시켰다. 보통 훈뚠탕이라고 하면 이렇게 작은 새알이 나온다. 내가 즐겨 먹는 훈뚠탕이 '대훈뚠탕'이라 부르는 이유라고 생각했다. 심심한 맛에 약간의 대만 맛(잘 먹음)이 추가된 맛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2017.03.04 토

饌味香鍋貼麵食館, 台北 忠孝敦化

招牌鍋貼 개당 NTD 5, 玉米濃湯 NTD 30


근무지 근처의 가게, 일본인 인스타그램에서 소롱포 추천을 받아 들른 가게인데, 정작 주문한 것은 군만두(궈띠에)와 옥수수 수프.

군만두는 최소 5개 이상 주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젊은 남자 직원이 영어를 무척 잘했다.

대만에서 느끼는 건데 대만의 학생들 혹은 젊은이들 중 외국어에 관심이 있어 배우려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물론 영어가 가장 인기가 있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을 찾기 힘든 언어들까지도 언어 교환 혹은 과외 선생을 구한다는 글을 꽤 보인다.


2017.03.05 일

冠京華, 台北 松山

小籠湯包 NTD 140


예약한 병원에 다녀오고(이 종합병원은 토요일 휴무지만 일요일은 진료를 한다) 돌아오는 길에 들른 소롱포 집. 타이베이 아레나 근처에 위치해있는 이 가게는 일본인 인스타그램에서 발견한 곳인데, 아니나 다를까 일본인들에게는 알려진 집인 것 같았다. 일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외국인에게도 알려진 듯했다.


후. 화 먼저 내도 될까요. 이렇게 느끼하고 느끼하고 느끼한 소롱포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먹어보지 못한 것 같다. 정말 맛집 맞나요. 소롱포는 안의 고기속에 식어 굳은 기름을 넣어 찌면서 그것이 녹아 육즙처럼 흐르게 되는데, 육즙(을 가장한 기름의)양만 노린 것인지, 정말 정말 정말 정말 느끼했다. 인위적 기름이 입 안에 가득 차, 생강으로도 해결이 안 되더라.


2017.03.05 일

三媽臭臭鍋, 台北 後山埤

海鮮豆腐鍋 NTD 110


집 근처의 유일한 1인 훠궈 집. 사실 체인점이고 구글 평점이 좋지 않아 딱히 갈 마음이 생기는 집은 아니었지만, 나쁘진 않았다. 지금까지 가본 1인 훠궈 집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밥이 셀프가 아니라는 점, 아이스크림이 없다는 점? 내가 내 앞 화로를 두고 직접 끓이는 것이 아니고 주문이 들어가면 가게 앞에서 끓여서 가져다줘서 바로 먹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화로가 아닌 초도 아닌 것이 작은 연료를 담은 것에 불을 붙여 식지 않게 해준다.

대만에서는 먹는 것이 편향되어 있다. 새우, 토마토, 오이 등 좋아하는 재료가 들어간 것들을 나도 모르게 이끌리듯 주문하게 된다. 섬나라라 그런지 새우가 들어간 요리가 유난히 많다. 새우 좋아하는 나는 너무나도 좋고요.


<대만의 과일>

선도(仙桃, 蛋黃果, Canistel Egg Fruit)


이 시기에만 먹을 수 있는 후숙 과일이라던 선도(仙桃/蛋黃果). 누가 일주일이면 먹을 수 있다고 했나요,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숙성되기까지 3주나 걸렸다. 도대체 얼마나 싱싱한 것을 산 건가. 2월 9일에 동네 시장 과일가게에서 구입, 먹은 것은 3월 1일. 먹기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여전히 딱딱했는데 갑자기 방에서(...) 단 과일 냄새가 나길래 보니 익어있었다. 이 시기에 대만으로 여행 왔어 구입해도 먹을 수 없는 그런 과일이었다.  

맛은 호박고구마+홍시 맛으로 엄청 달다. 또 먹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다시 만나려면 다음 겨울을 기다려야 한다. 흐흑.


*과일 천국 대만의 과일 제철을 알 수 있는 사이트.

http://www.365fruit.com/Fruits_season_taiwan.html


1) 무지루시(무인양품)에서 스탬프 노트로 쓸 줄 없는 작은 노트(NTD 31)를 구입했다. 타이베이의 시내 전철역 및 기차역엔 각 역의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스탬프러리가 마련되어 있다. 저번에 징통에 갔을 때 스탬프러리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이 갔던 것이 아쉬워 아예 노트를 구입. 어떻게 사용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스탬프만 찍고 있다.

내가 사는 허우산피역은 '우펀푸 五分埔'라는 의류 도매시장이 위치한 곳이라 우펀푸 시장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2) 질러버렸다, <아가능불회애니>의 DVD와 대본집을. 한국에 계신 분들이 사용하는 것은 대륙에서 사용하는 간체인 것 같았고, 나는 번체를 원했기 때문에 대만에서 직접 구입했다. 다만 대본집과 실제 방송된 대사는 꽤 많이 다른 것 같다. 뭐 어떤가, 일단 이 대본집을 술술 읽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내가 갖고 있는 드라마 DVD는 한국의 <상두야, 학교 가자>, 미국의 <프렌즈> 시즌 1~4, <섹스 앤 더 시티> 전 시즌, 그리고 대만의 <아가능불회애니>. 이 드라마가 얼마나 마음에 들었는지 알 수 있다. 일단 중국어 공부 목적으로 구입한 것도 있다. 



3) 병원은 지금까지 겪어 본 적 없는 요통이 있어 다녀왔다. 엑스레이를 찍었고, 다행히 척추와 디스크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에 요통의 원인을 알게 되었는데, 현재 하고 있는 청소일이 평소엔 쓰지 않았던 허리 근육을 사용하게 되어 허리에 통증이 오는 것 같았다. 


4) 유난히 대만에서 일본에서 살다 왔다고 했을 때 듣는 소리가 있다. "일본 사람들 너무 개인주의적이지 않아요?" 나는 이에 대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왜냐면 내가 바로 개인주의의 끝판왕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개인주의가 '나쁜' 것으로 인식되는 것일까. 내게 질문하는 사람들은 마치 개인주의는 지양해야 하는 것처럼 말한다. '혼자 행동'하는 개인주의는 단체, 집단의 평화를 깨기 때문에? 

그리고 종종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혼동해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차이점은, 개인주의는 타인을 나와 같은 하나의 개인으로 인식하고, 이기주의는 타인이 없고 나만 존재하는 것이고. 개인주의는 내가 남에게 피해를 받는 것이 싫기 때문에 동시에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을 싫어한다. 나 자신이 존중받길 원하기 때문에 타인을 존중한다. 이기주의는 내가 남에게 피해받는 것은 싫지만, 정작 본인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인식하지 않는다. 나는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지만, 댁은 내 알바 아니오.

한국은 확실히 개인주의보단 집단주의가 지배적인 사회지만, 동시에 이기주의가 팽배한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주의 끝판왕인 나는 개인주의 사회가 편하고, 동시에 이런 점이 내가 한국에서 어울리지 못했던 이유라는 생각도 든다. 

참고로 일본은 개개인은 개인주의지만 사회는 집단주의를 요구하는 곳이다. 일본인들의 개인주의는 집단주의 안에서 존재한다. 개인주의가 심한 나라지만, 집단을 와해시키는 개인주의는 더 철저하게 응징(?)하는 곳이다.


5) 휴일의 밤에 집 앞의 공원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coco에서 35원짜리 쩐쭈나이차를 하나 들고 벤치에 앉아 사람들 운동하는 것도 구경하고, 조용히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를 즐기는 여유가 너무나도 좋았다. 페이스북에 이 포스팅의 커버 사진과 함께 기온 이야기 적은 것이 있어 가져와봤다.

'작은 섬나라 대만도 도시마다 기후가 다르니 '대만 날씨'라고 일반화해 부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내가 사는 '타이베이'의 날씨는 일단위의 온도 변화는 심한 편이지만 하루 안의 일교차는 심하지 않은 편이다. 하루 동안 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의 차가 20도 넘게 날 때가 꽤 있었던 멜버른이 새삼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이곳은 일교차가 5도 안팎. 가끔은 하루 종일 2~3도차일 때도 있다.(주로 비 오는 날...)
낮에 들렀던 집 앞 공원에 나왔다. 밤 8시라는 늦은 시간에도 여전히 쌀쌀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내일부터 비가 와서 또 기온이 떨어질 예정.

아침에 와도 좋고 낮에 와도 좋고 오후에 와도 좋고 저녁에 와도 좋고. 이곳 생활의 만족도가 가장 높아지는 순간은 바로 이 공원 벤치에 앉아있을 때다. 아직 벌레들에 공격당하지 않아서 그래. 여름엔 더위+습도+벌레=지옥이 따로 없단다. 벤치에 앉아 맥주 한 캔에 과자 한 봉지 뜯어놓고 수다 떨고 싶은데 이곳은 내가 알기론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는 금지로 알고 있다. 크흑.... 이 순간만큼은 독일이 그리워져...
오늘은 휴일, 집 근처의 1인 훠궈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일교차는 크지 않지만 추웠다 더웠다 하는 날씨다 보니 나도 모르게 계속 따뜻한 음식을 먹어 체온을 유지하려 하게 된다. 국물이 있는 요리를 가장 선호한다. 한국의 국물 요리와는 다르게 맵거나 짜거나 하는 게 없어 자극적이지도 않다.

중화권은 여름에도 따뜻한 차를 마시는 문화라는 것이 단순히 찬 걸 먹는 게 안 좋다, 물이 좋지 않아 끓여먹는 것을 선호한다,라고 넘겨짚고 있었는데 내가 살아보니 자연스레 이해가 간다. 대만은 더운 나라라 찬 음료도 같이 발달해있다. 나는 늘 얼음 빼서 주문한다. 이 시려.'

6) 그동안 대만은 한국과 수교국이 아니어서 재외국민 선거가 불가능했던 나라다. 지금까지 대만에 거주 중이던 분들은 홍콩 등의 가까운 외국 공관이나 한국으로 귀국하는 등 비행기를 타고 투표하러 갔다고 한다. 그러던 중! 대만내 교민들의 꾸준한 요구 덕분에 2017년 3월 2일 기준으로 대만에서도 재외국민 선거가 가능하게 되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로는 재입국이 불가능한 나는 2017년 내의 선거엔 투표를 못 하는 줄 알았는데 이런 횡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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