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석류 Oct 15. 2020

예술인의 동반자
데이터 행정가 강동현

[문화다원 No13] 예술人기획人행정人 부족 간 인터뷰 프로젝트

열세 번째 좌표는 예술인복지재단에서 예술인지원팀을 맡고 있는 행정인을 만났습니다. 예술활동증명을 통해 예술인으로 등록되면, 창작준비금, 예술인 산재보험, 사회보험료 지원, 생활안정 자금(융자), 의료비 지원,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등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되는 예술인들은 자기 중심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비해 예술인지원팀의 행정인은 합리적이고, 직무에 대한 설명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합니다. 반짝이는 창의의 눈빛을 가진 예술인처럼 우직하지만 깊이를 가진 행정인도 있습니다.


"예술인의 동반자, 데이터 행정가" 


1. 이름은? 사회에서 연차는 어떻게 되시나요?    

강동현 (15년차 / 2005년 첫 직장 생활 시작)    

2. 어떤 일을 해 오셨나요. 일터(작업의 공간)에서 당신의 역할을 소개해주세요.   

첫 직장은 (재)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IT와 CT를 지원하는 업무를 했다. 특히, 지역내 애니메이션, 캐릭터, 특수효과 지원에 대한 관심을 가졌고, 관련된 업무를 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이야기가 애니메이션, 캐릭터, 특수효과를 이용하여 새롭게 탄생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은 관심을 두었다. 덕분에 예술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직의 계기가 되었다. (연필로 스케치한 그림이 애니메이션, 3D로 변화하는 과정이 신기해서 예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재)한국공예 ․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근무 했다. 입사 초기 문화관광부(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과와 전통예술과에서 파견 근무 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과 국정감사 업무를 지원했고, 파견이 끝나고 진흥원으로 돌아와 경력의 대부분을 예산, 인사, 조직운영, 규정 제․개정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업무가 모두 연결 되어 있다 보니 좋은 일터, 좋은 인력, 좋은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12년 11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설립되고, 경영지원, 예술인 복지사업 업무를 담당했다. 예술인 개개인의 복지 지원을 담당하다 보니, 예술가와 행정을 하는 직원이 눈에 들어왔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서로 접촉하고 그 사이에서 간격을 줄이는 방법이 무엇인가 고민하게 되었다.


2017년에는 이화여자대학교 정책과학대학원 부설 기록관리 교육원에서 공공기록물 관리 과정을 이수했다. 과정 수료 후 행정안전부에서 실시하는 시험에 합격하여 「공공기록물 관리 전문요원」 자격을 취득 하였다. 모든 업무 과정이‘전자화’되다 보니, 여러 정보시스템의 기록, 전자결재 시스템의 기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게 되었다. 사실 기록물 관리에 대한 공부는 2001년 이미 학부 과정에서 이수했던 과목이다. 학부 시절부터 병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하는 습관이 생겼다. 2001년 에는 그때는 많이 생소한 독립 블로그를 개설 하였고,(http://5feel.pe.kr) 첫 직장부터 지금까지 주고 받은 메일과 작성했던 파일들을 모두 백업해서 가지고 있다. 올해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컴퓨터과학과에 편입하여 데이터 관련 과목을 중점적으로 이수하며 공부를 하고 있다.   

 

3. 한번 떠올려 주시겠어요. 당신이 하는(해 왔던) 일을 선택했던 내적인 욕구, 초심, 계기, 우연 등은 무엇이었나요?    

무언가 만들고, 돕고,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역사학을 공부하다 보니, 거대한 역사가 한 개인에게 영향을 미쳐 발생한 개인의 역사, 개인의 생각, 행동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다시 이것을 활용하는 것으로 관심 영역이 넓어졌다. 그래서 집요하게 데이터를 수집하는 버릇이 있다. (휴대폰 데이터도 포함) 문화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개인의 역사, 생각, 행동을 스토리텔링 하고 싶었고, 스토리를 기반으로 영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싶은 꿈이 있었다. 결국 이 꿈은 예술분야 에서 경력을 쌓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각 개인의 역사, 생각, 행동에 관심이 많고, 나비 효과 같은 이야기에 흥분한다. 개인의 대한 관심이 넓게는 조직, 일, 콘텐츠, 예술에 대한 관심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다.   

 

4. 최근 3년 동안 스스로 느끼기에 가장 보람있었거나 의미있었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우리 재단이 하는 업무는 많은 분들이 생소해 한다. ‘복지’라는 개념이 들어 있다 보니 직원중에는 사회복지사, 변호사, 공인노무사가 있다. 또한, 개인을 중심으로 지원이 이루어지다 보니 지원 규모 또한 크다.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예술가들이 보다 편하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보 시스템 또는 데이터의 연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2017년 연구용역을 통해 외부 데이터(보건복지부 등 각종 부처에서 가진 소득, 재산 정보)를 연계하여 제출서류를 줄이고,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덕분에 2020년부터 예술가들이 보다 쉽게 사업에 참여 할 수 있게 되었다. 공부의 시작이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고민하는 분야가 행정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좁은 시각을 경계한다. 이미 모든 것은 경계를 넘기 시작했다. 경계를 넘어 새로운 시각을 학습하고,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계속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세상의 변화를 체득하면서, 현실 적용이 가능한 공부를 하는 것 만큼 시각을 넓여 주는 작업은 없다고 생각한다.

   

5. 당신은 다른 부족사람들에게 어떤 기대와 요구를 받는다고 생각하나요. (좋은 것이든 좋지 않은 것이든)   

‘현장’에 ‘꼭 필요한’제도를 만들어 줄 것을 많이 요구 받는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지만, 입장을 바꿔 생각하게 되었다. ‘타당성’ 이란 행정 입장에서의 타당성이 아니라 ‘현장’에서 타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꾸 묻고, 듣고, 다시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려는 태도를 가지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되도록 데이터를 폭 넓게 활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듣고, 보는 활동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쌓인 데이터를 통해 데이터에 담긴 예술가들의 어려움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다.   

 

6.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었던 책, 음악, 공연, 영화, 전시 혹은 저자, 작가 등을 소개시켜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린다 그래튼의 「일의 미래」정원선의 「제주 풍경화」다. 「일의 미래」의 부제인 ‘10년 후, 나는 어디서 누구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가 많은 영감을 주었다. 10년 후의 미래에 앞서 현재를 통해 미래를 계획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에 충실해야 하지만 그 충실이 미래를 대비해야 함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자그마한 길을 보여준 책이다. 기술과 삶의 변화에 개인은 어ㄸ허게 대처하고 살아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게 해 준 책이다.    

「제주 풍경화」는 숨겨진 제주의 아름다운 장소를 마치 한 폭의 풍경화처럼 사진과 글로 보여주는 책이다. 초등학교 시절의 대부분을 제주도에서 지냈지만,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제주도는 아련하다. 2012년 진흥원을 퇴직하고, 이 책을 읽고 나서 제주도 한 달 살기를 실천했다. (2012년은 제주도 이주 붐, 한 달 살기 붐이 시작되기 전이다) 2012년 5월~6월까지 약 2달간 제주도에서 지냈고, 제주 올레길을 걸으며 많은 여행자들을 만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집사람을 만난 것은 보너스)    


7. (서로 다른 부족의 '일의 방법'과 '생각의 관점'을 이해해보고 싶습니다) 당신이 하는(해왔던) 일의 '기-승-전-결'은 보통 어떤 흐름으로 이루어지나요?    

기: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생각한다. 그리고, 주변의 여러 사람과 대화하면서 기본 형태를 만들어간다. (관련 데이터와 자료를 함께 읽는다)

승: 대화 내용, 데이터, 자료를 기반으로 1차안을 수립하고, 다시 주변의 여러 사람과 대화한다.

전: 1차안의 수정 사항을 반영하고, 계획대로 실행한다.

결: 계획대로 실행이 되는지 확인하고, 생각지 못 했던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지 점검한다.

   

7-1) 일의 과정에서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혹은 요구받는 가치는 무엇이 있나요?    

‘효율’이라고 생각한다. 일의 과정에서 ‘효율’적이지 못 하면 업무만 늘어나게 되고, 제대로 작동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효율적으로 업무를 설계하려고 노력한다. ‘적시’ 아닐까 생각한다. 항상 ‘현장’보다 ‘행정’은 느리다. 변화를 감지하지 못 하고, 근거에 집착하다 보면 느릴 수 밖에 없다. 시각을 넓혀 가능한 방법을 모색하고, 반응하는 것이 ‘적시’이다.  

  

8. 누구나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은 어떤 도움과 협력이 필요한가요?    

행정분야에서 일 하다 보면 많은 법적 장치와 근거들 때문에 시각이 고정되기 쉽다. 여러 각도에서 바라 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하는 대화, 현장을 함께 나누고 싶다.    


9. 당신이 가진 내적인 힘들 가운데, 어떤 힘이 강하신 것 같나요(장점, 나다운 것 등)?    

모으는 힘. 습관적으로 버리지 못 하고 모으는 힘이 크다. 각종 데이터를 모으고 정리해놓는 습관이 있다. 첫 직장에서 사용했던 모든 파일과 메일부터 지금 현재까지의 모든 파일과 메일을 수집했다. 또한 핸드폰에 담긴 사진, 주소록을 모두 백업해서 가지고 있다. 배우는 힘. 세상의 모든 것을 알 수 없으므로, 시시때때로 배우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상관 없다. 보고, 듣고, 배우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10. 앞으로 어떤 일(작업, 역할)을 하고 싶나요? 그것을 위해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하고 있(싶)나요?    

예술가 또는 전혀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대화를 나누고 새로운 시각을 얻고 싶다. 일을 하다 보면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한 분야에 국한 될 필요도 없고, 한계도 없다고 생각한다. 넓고 깊은 대화를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고, 그 시각을 그때 내가 서 있는 현장에 적용해 보고 싶다.  

  

11. 다른 부족에 속해있는 다른 역할을 하는 행정人기획人예술人 중 어떤 좌표에 있는 사람들과 당신은 이야기 나눠보고 싶으신가요? (세대, 역할, 조직 등)    

기획 또는 예술분야 부족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 그들의 시각을 배우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목표다. 그들의 생각을 조금 더 깊이 알고 싶다.

   

12. 당신을 좀 더 알 수 있는 소셜미디어/사이트/뉴스를 알려주세요.    

2001년에 만들고,(나름 네이버, 다음에서 독립한 독립 블로그) 틈틈이 글을 쓰다 이제 거의 버려져 있기는 하지만, 유지 하고 있는 블로그가 있다. 위에 나온 말이지만, 읽고,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내용을 적는 곳이다.

http://5feel.pe.kr


"새로운 연결실험, Fusion of horizon"

매거진의 이전글 나를 믿는 자신감, 살아있는 창작자 무용가 김성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