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브이로그', '일상의 기록' 같은 단어들이 유튜브, 블로그에 넘친다. 일상이 무엇이길래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들의 일상을 나누고 싶어하고, 타인의 일상에 기웃거릴까? 삶이 통째로 흔들릴 것 같이 힘든 폭풍이 닥쳐올수록 일상을 지켜야한다. 일상, 내 소중한 일상만이 나를 지켜줄테니.
멀쩡했던 엄마가 2주만에 죽었지만 나는 일주일만에 다시 출근을 해야만 했다. 오고가는 지하철 안에서 멍하니 앉아있다가도 툭툭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가끔 휴지가 없으면 소매로도 닦았다. 이를 악 물고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며 일상을 살아내면서, 아침이면 어김없이 멀쩡히 뜨는 해가 밉다가도 고마웠다. 난데없이 몰아친 폭풍에 폐허가 된 마음을 나는 일상으로 다시 일구었다. 일상은 그런 힘이 있다.
삶이란 언제라도 폭풍을 맞을 수 있고 난파도 될 수 있다. 뒤집혔다가도 다시 일어나는 것이다. 나는 자주 삶을 날씨에 비유하곤 한다. 어제는 비가 왔지만 내일은 해가 뜰 수도 있고, 아침엔 쨍쨍하다가도 오후 1시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질 수도 있다. 빗줄기는 집 안에서 보면 낭만이지만 직접 맞으면 뼈가 시리게 매정할 수 있다. 100년을 산다해도 인간은 단 한번의 날씨도 제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 인생도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비가 오는 날씨에는 우산을 쓰고, 햇볕이 쨍쨍한 날씨에는 그늘막을 찾는 것 처럼 그렇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고된 날 나를 일으키시며 곤고한 나의 정신에 부유함을 불어넣어 주시는, 나를 지탱하는 소중한 일상.
소중한 나의 일상.
일상1. 여전히 수영을 한다.
일상2. 맛있는 것을 먹는다.
일상3. 귀여운 것을 본다.
일상4. 자연을 느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