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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유리 Sep 14. 2023

운동 일기


1. 다이빙

  다이빙을 배우기 시작했다. 자유 수영 시간에는 다이빙이 금지되고, 고급반 수업에서만 다이빙을 배운다. 그동안은 물 안에 뛰어드는 사람들을 구경만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어느덧 내가 직접 뛰어들 수 있게 되었다.      

  자꾸만 수경이 벗겨지고 무릎이 구부려지고. 물에 들어갈 때마다 머리로, 배로 들어가는 바람에 머리가 띵했다. 생각보다 어려웠다. 다이빙 수업 이후로 내내 유튜브로 다이빙하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발 끝에 계속 힘을 주고 꼿꼿하게 펴야 무릎이 굽지 않고, 고개를 숙여 뒤 쪽 벽을 봐야 수경이 벗겨지지 않는다고 했다. 물속으로 뛰어들 때는 점프를 하는 느낌으로 힘차게 수영장 벽을 밀어야 한다고 했다.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다가 일주일 만에 다시 다이빙 수업에 갔다.      


  발끝에는 힘을 주고 벽을 밀면서 고개를 숙이고 뛰어들었다. 수경도 벗겨지지 않고 몸이 앞으로 쭉 밀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또 뛰었다. 다시 뛰어도 같은 느낌. 몸이 물 안으로 쭉 미끄러지는 것 같았다. 마치 물이 나를 빨아당기는 느낌이었다. 같이 하는 뒷사람에게 자세를 봐달라고 부탁했는데, 물방울도 안튀고 너무 예쁘게 잘 들어갔다고 칭찬해주셨다. 정말 뿌듯했다.      

  이 느낌을 잊을까 걱정이 되어 글을 쓴다. 물 안으로 쭉 미끄러지던 그 느낌. 앞으로의 내 인생도 이렇게 수월하고 편안하게, 물속에서 미끄러지듯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이다. 내일은 금요일. 다이빙하는 날이다.    


  

2. 웨이트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았었다. 다들 한다길래 나도 해보고 싶었다. 총 20회를 결제했는데 6회를 남기고 나를 담당하던 트레이너가 다른 지역 센터로 옮기게 되어서 나를 담당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제일 막내로 들어온 신입 트레이너에게 나를 넘기고 갔다. 나는 갓 전역을 하고 복학을 한 체대생이자 2개월 차 트레이너에게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게 되었다. 환불을 해주어야하는 것 아닌가 싶었으나 몇 회 안 남았다고 생각해서 그냥 받기로 했다. 내가 지난주에 한 운동을 기억도 못하고, 하고 싶다고 했던 운동을 자꾸 빼먹고 가르쳐주는 것이 못 미덥긴 했지만 어찌저찌 남은 횟수를 모두 소진하고 피티를 끝냈다. 다신 여기서 하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다시 피티를 끊기엔 돈이 아까웠고, 미더운 트레이너를 만나기 힘들 것 같아 망설이다 좋은 공짜 피티 선생님을 만났다. 남자친구가 대학생 때 트레이너 자격증을 땄었다기에 냉큼 나를 가르쳐 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같이 운동하는게 왠지 부끄럽고 불편해서 선뜻 나를 가르쳐달라고 하지 못했었는데 괜한 생각이었다. 나의 체력과 스케쥴에 맞게 아주 최고의 트레이닝을 해준다. 

  배우다 보니 전에 피티 받을 때 기본적인 것도 안 배운 것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주 전엔가, 데드리프트를 처음 배우게 되었는데 자세 자체도 재밌고 후에 오는 근육통도 좋아서 왠지 끌리는 운동이다. 남자친구는 나와는 다르게 데드리프트는 그냥 왠지 짜증나는 운동이라서 싫단다. 다 똑같은 웨이트인 것 같아도 사람마다 좋아하는 운동이 다르다는 것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웨이트에서 내가 좋아하는 운동은 어깨운동, 데드리프트, 엉덩이 운동이다. 자꾸 같은 부위만 하면 근육이 안 붙는다길래 적당히 돌아가면서 하지만 매일 하고 싶은 운동들이다. 



3. 배드민턴

  우리 학교에는 화요일, 목요일에 하는 ‘화목’한 배드민턴이라는 교사 동아리가 있다. 작년에 못 들어갔다가 공짜로 주는 요넥스 배드민턴복을 못 받은 것이 후회가 되어 이번에는 1등으로 가입을 했다. 그런데 올해는 예산이 없어서 옷을 못 준단다. 이런. 내 목적이 좀 상실되어 한동안은 배드민턴을 잘 안쳤다. 그러다 학생 상담, 학부모 상담, 야자 감독 같은 일로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 야근을 하게 되는 날들이 많아지면서 따로 운동을 가기 힘든 날도 많아졌다. 그러다 틈틈이 배드민턴을 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정기적으로 또 진지하게 배우는 것은 아니지만 틈틈이 불규칙적으로 배드민턴을 배우고 있다. 20번 치면 한 번 정도 ‘탕’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만족스러운 자세가 나온다. 그게 좋아서 나머지 19번을 치게 된다.     


4.또 해보고 싶은 운동

   클라이밍, 스키, 스쿠버 다이빙, 유도, 태권도 등등.. 내년에도 새로운 운동과 취미를 많이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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