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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유리 Aug 06. 2022

나는 무엇을 그리워하는가

  보고싶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  보았다. 때때로 나는 모든 이가 보고싶고 모든 이가 보고싶지 않다. 때때로 나는 모든 것이 그리웠다가  어떤것도 그립지 않다. 어떻게 하면 항상 오늘을   있을까?


  몽골에서 5일쯤 보냈을땐가, 문득 한국이 그립다는 생각을 했다. 매 끼니 먹던 양고기가 역해지던 순간, 샤워시설이 없어 물티슈로 얼굴만 닦고 게르에서 잠들던 순간쯤에 그런 생각을 했다. 한국에서는 한국을 그리워 할 일이 없다. 그립다는 느낌은, 보고싶다는 느낌은 어떤 결핍이 있을 때 드는 것이다.


  엄마가 죽고 부터는 무언가를 바라고 싶지 않아졌다. 처음  생각이  것은 비관적인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엄마가 죽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던  마음이 아무것도 아닌  처럼 무시당했다고 생각해서 그랬다. 하지만 누구에게 무시당했나? 원망  상대는 없었다. 삶은 악의도 호의도 없이 그저 있는 그대로일 뿐인데, 누구나 그렇듯 태어나고 죽을 뿐인데. 원망하는 마음은 스스로 나를 괴롭게 한다.

  자꾸만 내려놓는 연습을 한다. 내일을 약속하기 보다 오늘을 살아야겠다 마음 먹는다. 엄마를 그리워하지만 그리워하지 않고 싶다. 마침내 모든 삶을 담담히 받아들여 탄생은 탄생으로, 죽음은 죽음으로 슬픔도 우울도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 순간 나는 무엇을 그리워하는가. 그 어떤 결핍도 허락하지 않는, 그래서 아무것도 그리워하지 않는 나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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