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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umiverse Jul 19. 2020

P09-인천공항에 가보았다, 그냥

공항이 어떻길래

송도에 간 어느 날, 인천공항이 문득 궁금해졌다.


공항이란 곳은 나에게 꽤나 특별한 장소인데, 매번 여행을 떠다는 시작점이라서...라는 이유는 평범한 것이고 한동안 일을 했던 근무지였었기 때문이다.


매장 오픈 때부터 내 손으로 갈고닦은(?!) 인천공항에어점


최초로 면세구역에 생기는 매장이었고, 지원센터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매장 근무를 한 곳이 이 인천공항에어점. (글고보니 나 일할 땐 구로고를 사용할때였군 대체 언제적) 에어점에서 근무할 때, 출입증 매고 심심하면 공항 셔틀을 타고 탑승동도 구경하고 출국-입국층을 넘나들며 밥을 먹고 그랬었던 기억. 공항직원 식당이 뷰가 엄청 좋다


< 알아도 쓸데가 거의없는 팁 >
면세구역에 근무하게되면, 신원조회(!)를 하고난 뒤 출입증을 배부받게 된다. 이 출입증은 출입 가능한 영역을 표기해두는데, 출입 시에 카드를 찍어야 해서 권한이 없는 곳으로의 출입은 철저히 통제된다.

면세구역에서 일하면 면세품 살수 있는거 아니냐란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여권과 항공권이 없기 때문에 살 수 없고, 출입 시 소지품에 대한 X-Ray 검사 뿐만아니라 눈으로도 소지한 물품을 확인하기 때문에 면세구역에서 물건을 가지고 나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오죽하면 쓰레기도 가지고 나올때 검사를 받고, 소위 '명품'의 경우에는 심지어 '박스'라도 가지고 나올 수 없다. 매장의 판매 물품을 들여올 때에는, 품목과 수량을 모두 기재해서 하나씩 검수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

어디서들은 얘기로는 '면세구역'은 대한민국이 아니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세금이 면제되는 것.


그래서 인천공항을 네이버에서 검색을 한 번 해본 것 뿐이었고...놀랍게도 네이버는 인천공항의 출국장 대기 인원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


이 대기인원이 실화입니까?


가보자. 대체 공항은 무슨 일이 있는건가.


송도에서 인천공항으로 넘어가는 인천대교를 건너 가보자, 가보자, 인천공항으로!




인천공항에 제2터미널이 오픈을 했고, 많은 항공사들이 이전을 했다지만- 역시나 인천공항은 제1터미널. 일단 주차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완전히 텅빈 것은 아니지만, 곳곳에 비어있는 주차장. 내 기억에 공항의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는 것은 행운일 정도로 항상 꽉차던 곳이었는데...


사진은 제2터미널 주차장.


#제1터미널


주차장에서 나와 가다보면 지하를 거치게 된다. 지하에 유용한 시설들이 많음에도 사람들이 공항철도를 타러가는거에 바빠서 의외로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사우나도 있고, 병원도 있고, 한적한 커피숍도 있으며, 외투 보관 서비스를 해주는 세탁소도 있는데, 보통 인터넷에서 돌아다닌 '공항 사용 팁'에 나오는 시설들이 대부분 지하에 있다.


그.런.데.


여기에 COVID-19의 직격탄을 맞은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여행사 사무실이 있는 곳에는 아무도 없다 ㄷㄷ


좀 안쪽으로, 외진 장소긴 하지만 여행사들의 사무실이 몰려있는 곳이있다. 이곳은...말그대로 '을씨년' 좀비 세상에 나만 살아남은 느낌 심지어 모든 여행사의 사무실이 운영 자체를 안하고 있다. 일요일이라 여행 출국이 많지는 않아도- 아예 사무실 운영 자체를 중단한 것이다.


1층, 도착층으로 가보자.


수고가 많으십니다 ;ㅁ;


도착층은 '그나마' 그래도 사람이 있는 편. 하지만 게이트 앞에는 검역 관련 인원이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특이한 점은 지역별로 담당관이 앉아 있다는 것. 모두 방역복을 입고 입국하시는 분들의 격리절차라던가, 이동 관련 안내를 하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도착하는 사람이 없어


도착층의 전체적인 풍경


도착층의 일부 매장은 아예 문을 닫고, 영업을 하고 있지 않다. 도착게이트에서 나오는 인원을 컨트롤 하기 위한 영역 구분도 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곳곳을 분리해둔 상태다보니 매장으로의 접근 자체가 어려운 곳도 있다.


대망의 출발층으로 가본다.


없어! 사람이 없어!


일요일이다. 대략적인 시간이 12시도 안된 오전 시간. 일요일임을 감안해도 오전에 이렇게 사람이 없다고...??


이참에 일부 시설은 개보수에 들어갔다.


정말 곧 오픈할 공항에 미리보기로 들어온 것 같은 느낌(...) 비행 일정을 살펴보자-


출발 일정의 After - Before(2017년)


오전인데, 새벽 1시 25분 도하로 출발하는 항공기의 일정까지 보여주고도 공간이 남는다. 오른쪽의 사진은 2017년 출국길에 찍은 사진인데, 아침 7시 10분 출발 비행기부터 9시 15분까지의 스케줄만 보여주고 있는 화면. 대체 어떻게 된거야


출국 심사를 받는, 출국장으로의 게이트는 아예 사람이 없다. 일부 사람들이 들어가는게 보이긴 했는데- 외국인들. 저 출국하는 비행기들은 사람들을 채워서 떠나기는 하는 걸까. (코드셰어로, 항공사들이 좌석을 공유하는 것들이 엄청 엮여있는 것을 봐서는 얼추 좌석을 채우는 것 같기도 하다)


#제2터미널


잠시 다른데를 들렀다가 오후 시간이 되어 제2터미널까지 들러봤다. 제1터미널은 눈감고 다닐 수 있을 정도 ...아 이건 좀 오바 로 익숙한데, 제2터미널은 아직 낯설다.


뭐 여기도 안한가하겠나. 다 한가하지.


풍경은 제1터미널과 같은 상황. 사람은 없고, 도착층에는 각 지역과 보건 관련 기관의 검역 인원들이 방역복과 함께 상주하고 있고 많은 매장들은 개점 휴업 중.


심져 화면 2개에 표시가 다 되는 일정(!)


출발층에서 일단 출발 일정을 확인해본다. 화면 2개에 밤 0시 55분에 암스테르담으로 출발하는 항공까지 모두 표시. 한번 놓치면 다시 표시될때까지 기다리던, 풀 스케줄의 일정은 어디갔나.


여러분 새 공항이 곧 오픈 예정입니다(...)


이렇게나 한가한 공항이라니. 낯설다. 매장을 오픈하기 위해 새벽에 공항을 도착해도, 마감 후에 막차를 놓쳐 공항에서 어떻게든 시간을 때우려고 방황(!)할 때도, 이렇게 한가하진 않았었다.


여기에 가득했던 사람들은 어디에 있을까




공항을 살펴보면서 느낀 것은 그것 하나였다. 언젠가, 이곳도 다시 폭발하리라. 잠시, 쉰다고 생각하고 시설을 손보고, 준비해놓으면- 다시 사람들로 꽉 차리라.


지난 주, 홋카이도의 여행기를 마무리하면서 남긴 글(https://brunch.co.kr/@ryumiverse/20)의 내용이다.


지금 COVID-19로 인해 저가항공사들과 여행업계의 회사들이 부도나 파산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런 '여행의 황금기'를 겪은 사람들은 이 황금기를 그리워할 것이고, 결국은 다시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 비록 여행 시 챙겨야 하는 문서가 하나 더 늘지언정, 여행을 사람들이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


인천공항- 지금 로고 교체 논란(...)으로 이래저래 말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로고가 예쁜데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을 다 이겨내고 공항에 다시 사람들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2019년 2월, 아침 8시의 공항


가끔 공항에 놀러가볼까-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많은 사람을 보고, 줄줄이 떠나는 비행기를 보고, 나도 여행을 가고싶은 마음을 달래고 싶은 그런 생각에 공항을 가보고플 때가 있다. 사진 속의 저 날처럼, 공항도 곧 사람이 다시 가득해지리라.


* 공항 방문은 2020년 6월 21일입니다. 지금의 상황과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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