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코네와 아시노코의 스카이라인을 넘어
여행을 가면, 어떤 경험이든 하나의 "인상적인" 기억은 남게 마련이다. 지난 글(https://brunch.co.kr/@ryumiverse/58)에 "물 따라 산 넘머 - 민족대이동(?)의 날"이라고 썼었지만, 실은 바로 이 날이 민족대이동의 날.
하코네를 나와, 이제 다시 시즈오카로 돌아가야 하는 날. 다만, 너무나도 평범하게 고속도로로 가는 것을 원치는 않았다. 대관령과 미시령도 고속도로 아닌 옛도로로 넘는 사람- 고생 사서하는 타입
오늘의 일정은 너무나도 평범하게, 하코네에서 출발, 시즈오카에 도달하기만 하면 된다. 중간에 미시마 스카이워크(https://mishima-skywalk.jp/)라고 하는, 후지산 풍경의 멋진 다리(일본 최장의 현수교라고?)정도 하나 보는 것이 목적. 그리고, 어제 들르지 못한 고텐바의 아울렛을 오전에 들르는 것이 일정이다.
아침, 간단하게 온센 후에 고텐바로 출동. 이전에 고텐바 아울렛이 그렇게 크고, 먼 줄 알았는데 하코네를 넘어서 가서 그런가, 일단 멀지 않고 크기도 뭐 "우와"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는 아니었다. (그 사이 우리나라의 아울렛들이 많이 커지긴 했다)
평일 오전이라 한산한 아울렛에서 신발을 하나 사고 에어맥스는 못참지 간식삼아 타코야끼 하나 먹고 다시 출발. 시간은 벌써 오후 2시를 넘겼다.
구글맵에서 루트를 찾아보면, 아래와 같이 나오는데- 무조건 빨리 갈 필요도 없는 관광객인 우리는 천천히 가지 뭐. 가면서 풍경도 보고 산도 보고 호수도 보고 후지산도 보이면 좋고. 거리는 짧아도 산이니까...시간은 비슷하거나 더 걸리겠지...? 라고 쉽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렇게, '하코네 스카이라인'으로 들어섰다. 이니셜D에도 "Hakone"라는 이름으로 뭔가 나와서 여기인 줄 알았더니 이 '스카이라인'은 아니고 아래쪽의 "하코네 턴파이크"더라 https://fun2drive-japan.com/ 처럼 아예 차를 빌려 체험하는 것도(!)
아무래도 산길이라 계속 올라가게 되는데, 어떤 느낌이냐면 미시령 옛길을 오르는 느낌. 의외로 친숙한 느낌이다. 좌우가 바뀐 것 빼고 다만...올라가기 시작할 즈음부터 눈이 와서, 약간의 걱정도 있었다. 그렇지만...날이 갤거야...분명 맑아질거야...(간절)
이렇게 올라가다가 중간에 잠깐 멈춘곳은 '천하제일봉(天下第一峰, 구글맵). 여기는 원래 이런 곳이다.
하지만 현실 : 내가 이래서 날씨가 맑기를 바랬거늘
구름이 잔뜩이라, 풍경이 보이지 않는다...아쉽지만 뭐 또 오면 되지 ???? 그렇게, 다시 꼬불꼬불한 길을 오르락 내리락한다.
아쉽게도, 눈과 구름으로 뷰를 완전하게 즐기지는 못했지만, 하코네 스카이라인을 지나, 다음의 스카이라인으로 넘어간다. 바로 '아시노코 스카이라인'
아시노코 스카이라인은 다행히(?) 내리막이 많고, 주변의 풍경이 탁 트인 것이 장점(?)
중간에 멈춘 곳에서, 풍경을 본다. 후지산은 보이지 않았지만, 산 아래 아시노코(芦ノ湖)는 보이겠지!
그래도 다행히, 야마부시 전망대(山伏峠展望台, 구글맵)에서 그나마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날이 맑았으면 정말 좋았을 것을!
생각보다 두 스카이라인의 시간 자체는 그렇게 길지는 않았다. 일본 국립공원 홈페이지의 안내(https://www.japan.travel/national-parks/parks/fuji-hakone-izu/see-and-do/ashinoko-hakone-skyline-drive/) 에서도 14킬로미터의 거리에 30분으로 잡고 있을 정도. 물론 방향이 나와 반대 방향
중간중간에 후지산을 볼 수 있는 전망대도 많고, 반대편 아시노코를 볼 수 있는 곳도 많아 드라이브로 제법 괜찮은 곳. 참고로 두 도로 모두 유료도로이고, 험해서 그런지 밤에는 못들어가게 되어 있는 것 같다(입장 가능 시간이 있음). 구글에서도 사진을 보면 밤 사진이 거의 없다.
아쉬운 스카이라인 투어(?)를 마치고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즈오카로 향한다. 매우 단순하게, 1번 국도로 쭈욱- 가면 되는 루트. 미시마 스카이워크는 옆을 지나는 갔지만- 시간이 늦어서 입장이 불가능해서 다리 모양만 보고 지나갈 수 밖에 없었다.
가는 길, 해는 저물고 배는 고프고. 후지시에서 잠시 밥을 먹었다. Aeon Town Fujiminami(https://www.aeontown.co.jp/fujiminami/ko/)! 여러분의 "방림"을 기다리고 있다(?)
밥을 먹고 난 뒤에 쇼핑몰을 잠시 둘러보는데- 매우 한가한 것이 마치 중소도시의 쇼핑몰을 보는 느낌. 크게 유명한 브랜드가 있는 것도 아니고(심지어 유니클로도 없어?), 중소 브랜드들이 모여있는 곳. 그나마 슈퍼가 커서 제법 볼만했고, 다행히(?) 볼만한 빌리지 뱅가드(Village Vangard)가 있어 잠시 구경. 역시 슈퍼마켓이 재일 재미나다. 오늘의 먹거리도 미리 쇼핑을!
다시 시즈오카로 향하기 전, 밥 먹은 뒤에 커피도 빼놓을 수 없지. 스타벅스 DT도 경험.
그렇게, 정말 "물 따라 산 넘머 - 민족대이동(?)의 날"이 마무리. 시즈오카에 도착해서 숙소에 체크인을 하니 벌써 9시 반이다. 대체 얼마나 여유를 부렸길래 7시간 가까이 걸렸지
간단히 정리를 하고서는 역시 오늘의 마무리도 이자카야. 시즈오카니까 오뎅을 먹고, 야끼토리를 먹고, 하루를 마무리. 이제, 정말, 여행도 끝자락으로.
여행을 가면, 어떤 경험이든 하나의 "인상적인" 기억은 남게 마련이다. 이번 여행에서 아마도 가장 인상깊으면서 아쉬운 날이 바로 이날이다. 옛길을 좋아해서 들어선 길, 비록 여기저기 자랑하는 그 멋진 풍경은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그 풍경의 일부라도 느낄 수 있었던 길.
분명, 언젠가는 다시 다서 그 풍경을 보고 싶은 길이다. 아니 그래서 언제 다시 가나요
<추가>
구글맵으로 이날의 루트를 검색해보니, 하코네 스카이라인과 아시노코 스카이라인을 경유해서 숙소(시즈오카역 근방)까지의 거리는 2시간 11분 정도. 하코네 내부에서 출발한 것에, 중간에 밥먹고 쇼핑몰 구경(2시간 정도)하고 풍경 보거나 화장실에 들른 것을 감안하면 얼추 시간이 맞을 거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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