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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umiverse Dec 12. 2021

T18_시즈오카#9-시즈오카 산책 #2

마치 여행객이 아닌 것처럼 노력(?)하기

보통 여행을 가면, "현지인 코스프레"가 꽤나 잘되는 편이다. 그런 사람들 있지 않나, 나도 여행객이라 어디 가야할지 몰라서 두리번 두리번 하고 있는데 현지인이 혹은 다른 관광객이 나한테 길을 묻는 그런 사람. 그렇게 '현지인 코스프레'를 하는 것에는 외모나 옷차람에서 느껴지는 아우라(?)도 있을 것이고 프랑스에서는 왜 그랬지 아마 관광객이 잘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되는 곳을 가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오전에 여기저기 걸어다닌 이후에는, 차를 가지고 돌아다니기로 했다. 관광객이니 아마도(!) 관광지를 돌아다녀야겠지만- 의도치 않게(?) 관광객이 잘 가지 않을 그런 곳을 좀 다니게 되었다. 




1) 쿄린도 드럭스토어 세나가와점(杏林堂ドラッグストア 瀬名川店, 구글맵)

원래 여기가 목적지는 아니었다. 다만 화장실이 급했을 뿐 화장실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워낙 여행지의 슈퍼마켓이나 시장을 가는 것을 좋아하고, 마침 여행 막바지에 약이나 간식 같은, 사가지고 갈 것을 둘러볼까 싶어 화장실을 다녀온 뒤에 후루룩- 둘러보았다.


뭔가 설명하긴 어렵지만, 도쿄나 오사카의 마트와 다른 느낌


마트에 들어서서 동행인과 수다를 떨면서 돌아보다보면, 한두시간은 후딱이다. 왜 마트는 재미날까


마트는 넓고, 한가하다


온갖 간식거리, 컵라면 등을 둘러보고, 마트에서 빠질 수 없는 술 코너도 섭렵. 냉동이나 냉장 코너에는 제법 사고 싶은 것들이 있지만 한국에 가져갈 수 없으니 패스!


2) 시미즈 어시장(清水魚市場, 구글맵)

그렇다. 원래 목적지는 여기였다. 또 시장


"시미즈 어시장(清水魚市場)"이라고 썼지만, 검색에는 "Kashi-no-ichi" or "河岸の市"로 검색하는게 나을 수도 있다!


별거 없어 보이지만, 시미즈항은 만만한 곳은 아니다(!)


시미즈어시장은, 우리나라의 자갈치시장이나 노량진시장을 생각하면, 매우 아담한 크기이긴 하다. 시간이 좀 애매한 시간이라 많은 식당과 시장이 문을 닫은 시간. 명물(?)인 참치나 벚꽃새우(桜えび)를 사거나 먹을 것이 아니라 둘러보는 것만이라면 아마 10~15분이면 될 듯.


핑크가 시미즈어시장, 오렌지가 S-Pulse 드림플라자. 둘을 하나의 관광지로 묶더란.


그렇지만, 시미즈항은 일본 항구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항구라고 한다. 콘테이너(2020년 1,597.5만톤 취급), 어선 뿐만 아니라 크루즈까지 다니는 다목적의 항으로, 2020년에 120주년을 맞았다고.


시미즈항의 역사는 서기 7세기(일본의 아스카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백제항으로 출항한 구호선의 기록은 아직까지 남아있습니다. 16세기~18세기(전국시대~에도시대) 막부는 항구를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이자 무역의 중심지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근대 항구로서의 시미즈항의 이야기는 1899년 8월 4일 개항으로 지정되면서 시작됩니다. 개항은 증기 기관의 도래와 산업 현대화와 맞물렸습니다. 녹차 수출을 시작으로 감귤류, 통조림, 오토바이, 악기 등 시즈오카현과 주변 지역의 상품을 취급하기 시작한 항구는 해안 지역의 산업화와 함께 규모와 기능이 확대되었습니다. 항만은 컨테이너 시대 개막에도 발빠르게 대응하여 일본 내 주요한 수출항구가 되었으며, 목재, 콩, 보크사이트 등의 원자재 수입으로 시즈오카와 일본 중부의 경제를 지탱하며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 출처 : 시미즈항 공식 홈페이지(https://www.portofshimizu-intl.com/overview-1/history/)
- 19세기 일본 근대화에서 중요 역할을 한 항구 중의 하나 + 시즈오카의 역사에서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항구(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해군을 만들고 훈련한 곳이라고)
- 일본 선적 배에서 잡은 참치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항구
- 후지산이 보이는 항(...)

* 출처 : JNTO 사이트(https://www.japan.travel/en/spot/1301/)


나름 유튜브도 운영하는 '시미즈항 관리국'의 시미즈항 + 주변 관광지 소개 영상


같이 '관광지'로 묶여있던 S-Pulse 드림 플라자는 이미 도착해서 둘러봤으니- 저녁 안주로 먹을 참치와 새우만 사서 돌아간다. 날씨가 쌀쌀해서 냉장고가 필요없구만!


3) 미호 마사키 해변(三保真崎海水浴場, 구글맵)

미호 해변은 그림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첨엔 '일본'하면 떠오르는 이 그림을 생각했으나... 역시 사람은 공부해야해


왼쪽 그림을 생각했는데, 이건 카나가와(...) 오른쪽이 미호의 소나무숲(三保の松原)에서 우타가와 히로시게가 그린 우키요에


...아니었다.


암턴, 미호해변은 약 3km 정도되는, 모래보다는 약간의 자갈로 된 해변인데 역시나 그림에서처럼 맑은 날 후지산이 보이고 우리나라처럼 해안에 다양한 모양의 소나무가 있어 유명한 해변이다. (무려 모래사장 비행기장도 있!)


위의 우키요에를 그린 곳은 미호노마츠바라(三保の松原, 구글맵)라고 한다. 아마 차로 지나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우리가 들른 곳은 미호 마사키 해변. 여기가 미호 해변에서 해수욕이 가능한 해수욕장으로 개방된 곳으로, 원래는 이런 곳이다.


그래, 이런 곳이야! (출처 - https://www.japan.travel/en/spot/1304/)


하지만 역시나 현실은...


어디에 있을거 같은데...
이쪽에 있나 저쪽에 있나


뭔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후지산은 이래저래 인연이 아닌 것 같다...


4) 북오프 & 하드오프(Bookoff & Hardoff, 구글맵)

일본에 가면 가능하면 들르는 곳은 북오프이다. 심지어 삿포로점은 라인 친구도 추가함 둘러보는 재미도 재미지만, 의외의 득템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특히, Hardoff가 붙어있는 매장은 좀 기대감이 높은 편인데, 예상외로 오래된 카메라나 기기를 둘러보기 좋기 때문이다.


몰랐는데, 시즈오카의 북오프는 운영회사가 다르더라?


구글 검색으로 Hardoff가 함께 있는 매장을 찾아서 도착.


카메라도 있고, 이게 뭔가 싶은 것들도 있고, LP도! (물론 CD나 책은 기본)


워낙에 다양한 품목의 물건들이 있어서 둘러보고 둘러봐도 끝나지 않았다...하지만 하나 득템. 무려 750엔!


아...안녕...?


4) 아오바오뎅가(青葉おでん街, 구글맵)

시즈오카에서 유명한 오뎅거리. 이전 글에도 쓴 것처럼, 여기 가게들이 오뎅을 판다고 해서 싼 곳이 절대 아니다. 처음 갔을 때 오뎅 몇 개와 맥주, 글라스 소주 약간에 6,300엔. 아무리 생각해도 비싼 걸



그렇지만, 뭔가 시즈오카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그런 생각과, 첫날의 기억이 괜찮아서 마지막 밤에 한 잔 하기에 좋겠다 생각되어 다시 방문을.


저번에 갔던 곳과 같은 가게(よろづ,  구글맵, 타베로그)를 찾아 갔다. 여전히 걸걸한 목소리의 주인과, 뭔가 '씨간장'처럼 평생 끓이는 것 같은 오뎅국물은 그대로.


아쉽게도, 지금 찾아보니 Temporarily Closed다. 주인 아주머니 괜찮은건가


매장은 정말 작다!


자리에 앉아 역시나 주인과, 다른 손님과 이야기하며 시간이 간다. 헷갈리는게 다른 손님이 맥주 한 병만 사줬는지, 우리 먹은거 다 내줬는지 의문(...) 돈 쓴 내역에 오뎅집에 돈 낸 내역이 없다(!)


그나저나 다음에 또 올게요-했는데 가게도 (임시지만) 문을 닫고, 갈 수도 없으니 이걸 어째.




그렇게, 마지막 날의 밤이 간다. 마지막 날이라, 돈키호테를 잠시 둘러보고, 길 가다가 술을 파는 가게에도 들러보고- 숙소에서 또(?) 파티도 오픈.


야마자키 12년 산을 샀어야 했다(!)
밤의 시즈오카역 / 마지막 날 파티는 시미즈 수산시장에서 산 참치와 새우 + 오늘 산 와사비 바로 개시!




여행은 늘 아쉽다. 여행을 가면 마치 여행객이 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잘 안다. 노력해도 내가 그 사회의 구성원은 아니라는 것을. 그렇기에 아쉬움은 더 커진다. 아마 구성원이었다면, 그리고 그 지역의 생활인이었다면 그 아쉬움을 줄일 수 있는 더 많은 곳을 다니고,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서울 사람들 중에서도 의외로 경복궁이나 63빌딩 안가본 사람도 많


그래도, 어느정도 '현지인 코스프레'라면 그 간극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 날, 시즈오카의 산책은 나름 아쉬운 부분을 어느 정도는 줄이는 날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이번 여행 전반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은 많다. 후지산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워낙 여유롭게 슥슥 다니다보니 궁금한 곳도 못가보거나, 지나치거나.


이제 '다음에 오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안하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마음 속의 생각은 그렇다. 


다음에 또 가야지-


To be continued.

♬ T Series - https://brunch.co.kr/magazine/ts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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