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심
-따라쟁이-
의미없는 손짓으로 로션을 바른다.
피부 매끈하던 룸메 언니가 했던 것처럼, 나도 턱에서 관자까지 스무 번 리프팅한다. 역시 의미없다.
-똥-
난 유쾌하지 않은 것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병이 있다. 앞서가던 친구가 '에익! 개똥' 이라 해도 난 본다.
역시, 개똥이다.
나도 모르게 휴지통 속 반쯤 닫힌 휴지를 보고있다.
정신을 차리고 시선을 좇으면 그곳에 그런 것들이 있는 것이다.
-쉬-
쉬가 안 멈춘다.
꼭 이렇게 안 멈추는 날이 있다.
'대체 방광이 얼마나 큰 건지'.
그냥 코로 숨이나 푸 내쉬며 방광에 잔류한 오줌들을 내보낸다.
체온과 온기를 나눈 변기커버와 달리, 뻥 뚫려 바람을 맞던 궁둥이쪽이 덮혀진 열기로 뜨끈하다. 고개는 무의식 중에 천장을 향해 멈춰있고, 여전히 눈은 감은 채 오줌을 내보낸다.
궁둥이에 닿아선 안 될 것이 닿았 '어?
심장에서부터 끌어올린 눈꺼풀이 어느 때보다 빠르다.
눈이 떠짐과 동시에 든 정신으 로 거시기에 힘을 빡 준다. 이미 등어리까지 따뜻한 오늘은 아침이 이르다. 새푸르고 차가운 햇살이 아직은 창틀에 머물고, 새 지저귐이 유난히 큰 아침. 이불에 실례는 초등학교 때 뗀 줄 알았는데, 스물이 넘어서도 이러니. 매트리스는 빨 수도 없고 괜히 이불이 두껍지 못함을 탓한다.
오늘 밤 나는 내 오줌 위에서 자야 한다. 그것 뿐이게. 들킨다면 오줌싸개라는 오명을 피하지 못할 터,
어떻게든 숨겨야 한다. 그렇게 가족들을 죽였다.
농담이고, 어떻게 숨겨야 할지 심장이 쿵쾅댄다. 마치 살인을 저지른 사람마냥, 침대에 흥건한 이 혈흔같은 주홍글씨가 매트리스 안을 샅샅이 파고든다.
이제 이 매트리스는 버리지도 못한다. 아파트 쓰레기장에 수거되기까지 한참을 서 있어야 할,
크라임씬을 품은 매트리스.
상상 만으로도 수치심에 눈이 절로 질끈 감긴다. 분명 오고가는 주민들이 한 마디씩 하겠지.
'누구 네 집 매트리스인진 몰라도 오줌자국이 민망하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