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오리지널 세브란스로 보는 회사가 당신을 꽉 쥐고 있는 방법
신선도 98% 애플 오리지널 세브란스로 보는 회사가 당신을 꽉 쥐고 있는 방법
세브란스(Severance)은 세계적인 대기업 Lumon이 노동자들의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을 위해 그들의 의식을 회사 안의 “이니(Innie)”와 회사 밖의 “아우티(outie)”로 나누는 단절 시스템이다. 덕분에 일을 안 하는 아우티는 매일 8시간의 노동을 건너뛰고 바깥 생활만을 기억하며 살아간다. 한편, 회사 안의 의식체인 이니(Innie)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삶에 갇혀 있게 된다. 이니의 정신은 평생 사무실에 갇혀 있는 것이다. 이니들의 반발은 당연히 있다. 하지만 Lumon은 단절 외에도 여러 방법을 통해 이니들을 회사에 충성하게 만들고 이 모습은 우리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포일러 주의: 이 포스트는 약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가족 같은 회사
“회사 동료끼리 이것도 못해주냐” “그래도 회사니까 이 정도 잘못은 용서해줘야지”라는 말보다 “가족끼리 이것도 못해주냐” “그래도 가족이니까 서로 용서해줘야지”라는 말이 더 설득력 있다. “우리는 가족이다”라는 말은 오로지 죄책감을 이용해 직원들에게 더 많은 희생과 충성심을 강요한다. 가족 같은 회사에서 퇴사를 하는 자에게는 “배신자” 낙인이 찍힌다. 결과적으로 현직원들의 퇴사를 눈치 보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Lumon은 직원들 모두 부서 단체 사진을 찍게 해 가족사진인 것처럼 직원들 책상 위에 의무적으로 전시하게 한다. 가족끼리도 거리가 필요한데 회사는 그보다 더 많은 거리를 필요로 한다. 회사는 가족이 아니다.
2. 창설자의 신격화. The believers.
회사와 그들의 규율을 정말로 유지시키고 있는 사람들은 누굴까. 쇼에서 Irving(어빙)이라는 직원은 다른 직원들이 새로운 부서 단체 사진이 불출되기 전에 이전 부서 사진을 폐기하자 “가이드북에 따르면 우리는 새로운 부서 단체 사진이 나오기 전에 이전 부서 사진을 꼭 책상 위에 올려놔야 한다고 써져 있어”라며 주변 동료들에게 계속 잔소리한다. 관리자도 주변에 없는데 직원 스스로가 다른 직원들을 감시하고 관리하는 것이다.이니(innie)들을 관리하는 간부 자리에 있던 Cobel 또한 회사한테 차가운 해고 통보를 받은 이후에도 계속 자원해서 회사를 돕는 등 돈, 성과 때문이 아닌 회사를 진심으로 위하는 행동들을 보인다.
이게 가능한 것은 직원들에게 회사가 회사를 뛰어넘어 삶의 방식인 종교가 되었기 때문이다. Lumon은 초대 창시자들은 신격화되어 그들의 말들은 바이블처럼 엮여 책으로 직원들에게 배포된다. 그리고 많은 상황에 직원들은 창시자들의 말을 인용해 서로를 응원한다. 이에 심취하게 된 몇 경영진들(단절 수술을 받지 않음)은 아예 집에 작은 예배당을 자신의 집에 만들어 기도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 이 가치들은 너무나 강력해 나중에 이니(Innie)들이 회사 내 쿠데타를 일으킬 때 용기를 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3.회사의 종교화. Garbage language.
회사는 또 조직을 종교화하기 위해 본인들만 이해할 수 있는 Garbage Language(쓰레기 언어, 쓸모없는 언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직원들에게 우리는 같은 언어를 쓰는 하나이며 다른 일반인들과 달리 특별한 그룹의 사람들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Garbage language은 현재 비즈니스계에서 뜨고 있는 키워드로 회사에서 쓰는 불필요하거나 부풀려진 언어 사용을 비판하면서 등장한 말이다. 예를 들어 “do you have the bandwidth to drill down on this?” “How do we futuerproof the initiative?” “Let’s pin this and take it off-line” 등의 말들이다. 이러한 언어들은 단순히 그 분야의 전문성을 보장해주는 것을 넘어서 듣는 상대방의 이해도를 일부러 낮추고 자신의 우월함을 뽐내는 것에 치중되어 있다.
4. 사람이 숫자가 될 때.
회사에서는 모두가 숫자가 된다. 하지만 이름이 아니라 숫자로 사람이 분리하는 것은 노예들을 관리하는 법이었다. 또한 사람을 납치했을 때 납치범들이 피해자의 정체성을 가장 빨리 지우는 방법이 다른 이름으로 그 사람을 부르는 것이다. 회사에서 사람은 결국 인적자원 하나로 그 이상, 그 이하로 평가되지 않는다.
5.맛있는 음식으로 아이들 현혹하기
우리는 어쩌면 학교가 만들어낸 시스템에서 평생 벗어날 수 없는 모양이다. 큐비클 학교에서 노예화 준비를 마친 어린이들은 사회에 나와 큐비클 회사에서 일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을 잡아두기 위해서 Lumon같은 회사는 공짜 음식을 마구잡이로 뿌려댄다. 성과를 달성하면 선물을 주는데 이것마저도 회사 굿즈이다. 마치 어린아이한테 사탕을 줄 테니 내가 하라는 대로 하라고 말하는 어른의 모습이다. 이는 구글과 같은 메가 사이즈 기업들이 온갖 음식을 공짜로 제공하는 모습과 비슷하다. 이는 한 때 뛰어난 회사 복지라며 모두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었었지만 현재는 그만큼 직원들을 오랫동안 회사에서 붙잡게 해 놓는 수단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다.
6.부서간의 경쟁과 혐오
일 효율성을 높이는데 경쟁과 혐오심만큼 더 좋은 수단이 있을까? 학창 시절 선생님에게 옆반과 비교를 당하고 경쟁심을 느껴본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Lumon은 이를 이용해 부서 내 거짓 소문을 퍼뜨려 부서들끼리 서로를 혐오하고 경쟁하게 만든다. 부서 A는 이전에 회사에게 큰 피해를 끼쳤다, 부서 B 사람들은 캥거루처럼 몸속에 주머니가 있다 등 말도 안 되는 소문들로 서로를 혐오하고 경계하게 만든다. 다른 부서에 대한 혐오가 많아질수록 자신이 속한 부서에 대한 충성심과 자부심은 높아지고 노동조합이 생존할 확률은 낮아진다. -fin-
+너무 재밌는 쇼인데 줄거리 중심으로 설명하지 못해서 아쉽네요 미래에 대해 생각할거리가 많은 쇼이고 줄거리가 흥미진진해서 꼭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쇼 이름: Severance 단절 애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