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생일을 기념으로 키즈 호텔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 호텔에서 짙게 퍼지는 향을 담은 방향제를 기념품으로 받아왔고 차 안에는 한동안 그 향기가 가득했다.
아들 : 아빠! 차에서 호텔 냄새가 나
아빠 : 응, 호텔에서 호텔 향기가 나는 방향제를 줘서 아빠가 차에 달아봤어
아들 : 호텔에서 왜 이걸 줬어?
아빠 : 그러게, 왜 줬다고 생각해?
아들 : 생각나라고 그런 거 아닐까? 나처럼 호텔 냄새 맡으면 호텔 생각나라고
아빠 : 정말 그렇겠네! 똑똑한 생각이야. 왜 생각나라고 했을까?
아들 : 사람들 많이 와서 돈 엄청 벌려고!
아빠 :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 그래서 준거라면 호텔 정말 똑똑하다 그렇지?
아이가 경제를 이해하고 판매나 수익에 대한 개념이 서기 시작한 것에 뿌듯함을 느낀 것도 있었지만,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아가는 모습이 너무나 기특했다.
생각의 힘은 강하다. 그러나 우리는 주로 외부의 지식을 아이에게 넣으려고 최선을 다한다.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나에겐 우선순위가 아니다. 나의 우선순위는 "생각하는 것"이다.
논어에서 공자는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라고 하며 생각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학습을 하되 생각을 해야 한다. 최진석의 탁월한 사유의 시선에서 우리는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가 그 탁월한 시선의 높이에서 사유하는 법을 아는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 아이들에게는 생각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부모들은 끊임없이 아이들에게 답을 내려주고 있다. 아이들에게 최대한 빠르게 답해주는 것이 부모의 올바른 도리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물으면 최대한 그 대답을 해주려고 하고 틀린 대답이나 부모의 기준에 맞지 않는 대답이 나오면 너무나 간단하게도 "아니야"라는 말로 아이의 생각하려는 의지를 막아버린다. 주입식 교육의 단점을 줄줄 외면서 학교나 학원에서 주입식 교육을 하는 행태를 그렇게 비판하면서도 집에서는 주입식으로 교육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우리가 그리고 세상이 줄 수 있는 지식은 한정되어 있다.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서 세상의 지식을 버무리고 요리하여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또 하나 있다. 황농문의 "몰입"은 평범한 우리가 어떻게 천재의 성과를 내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주된 방법이 바로 "끊임없이 하나에 대해서 몰입하여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칙센트 미하이의 Flow에서는이런 몰입의 즐거움을 논하고 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아이들은 즐거움을 느끼고 천재적인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아이들이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을 즐길 수 있도록 방관자가 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