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독

by 금교준

보고 싶어. 할 수 있는 건 있는 힘껏 외치는 방법뿐이지. 진공 속 외마디 비명. 그렇게나 신비하다던 우주여행은 겪어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아. 간단한 호흡조차 나누지 못하는 기분. 무척이나 척박할 거야. 두 번 다신 경험하고 싶지 않아. 오늘은 어땠어? 이 소박한 한 마디라도 당신의 눈을 보며 건넬 수 있다면, 그곳은 지구일 거야. 지구, 참 살기 좋다던데.


당신은 지칠 때면 내 목소리를 찾아. 듣고 있으면 스르르 잠이 온다나. 어제는 장강명 작가의 에세이를 읽어 줬지. 덕분에 어딘가 떨어뜨렸던 자존감을 주웠고. 당신이 눈꺼풀을 내려놓는 걸 상상하며 말야. 호흡이 가득 담겨 따뜻해진 이불을 덮어주는 것 같았거든. 나도 편안한 사람이 될 수 있구나 싶었거든.


책을 소리 내어 읽는다는 건 그만큼 소중히 여기는 거래. 아득한 시절엔 소리 내어 읽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 취급도 했다더라. 중한 걸 중하게 여길 줄 알았던 거지. 그럼 여기서 질문. 당신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우선은 소리 내어 읽어보려고. 오늘은 어땠어? 나누고 싶은 일화가 있어? 힘들진 않았어? 그러곤 마음을 다해 문장들을 수집해야 해. <당신>에게 담긴 문장들은 뜬금없는 접속사 조차도 무척이나 소중하거든. 마지막엔 수집된 것들을 읽어줄 거야. “정말 보고 싶었어” “온종일 당신을 생각했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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