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텃밭 일기 D+42
기존에 검정 부직포로 덮어뒀던 땅을 활용하기로 했다. 부직포를 걷어내고 비료와 복합 퇴비를 뿌렸다. 다 뿌린 뒤 3월 즈음 땅을 엎었을 때처럼 삽으로 요리조리 엎어주었다. 매번 작물을 심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심기 전에 어떤 준비를 했느냐가 작물의 생장에 큰 영향을 주는 듯하다. 나중에 보여주겠지만 감자는 고랑 일부를 뒤덮을 정도로 자랐고, 상추는 뜯어먹어도 될 정도로 컸다.
준비한 땅에는 지지대를 먼저 심어주었다. 토마토는 고추와 마찬가지로 과실 때문에 쓰러지기 쉽다고 한다. 그런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서 지지대를 단단히 고정해주었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지지대를 활용하지 않으면 고추가 옆으로 휘거나 쓰러진다.
지지대 위치마다 대추 방울토마토 모종을 가져다 심었다. 본래 오 월 초중순에 심었어야 하는 작물이지만 이맘때 심어두어도 괜찮다는 풍문을 들었다. 심은 뒤에는 각 지지대마다 모종을 묶어주었고, 다 쓰러져가는 고추도 마저 묶어주었다.
이제 집 앞 텃밭의 모든 부분에 작물을 심게 되었다. 첫 농사인 만큼 얼마나 자랄지는 모르겠지만 과실이 열리는 것만큼은 꼭 보고 싶다. 어느덧 감자는 무럭무럭 자라 과실을 기대할 수 있을 만큼의 든든한 생명이 되었고, 상추는 벌써 세 번 솎아먹은 상태다. 오늘은 쌈 싸 먹을 정도로 큰 상추를 뜯어다 평상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참이다. * 평상은 불과 일주일 전에 자재를 사다가 직접 짰다. 진정한 시골 라이프가 현실화되는 순간이다.
마지막으로, 평상의 모습이랄까... 하나는 집 앞에 설치한 뒤 페인트칠 중인 평상, 하나는 평상에 상을 두고 음식을 먹는 사진이다. 마침 저녁이면 시원한 날씨가 되어서 여유를 느끼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 마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