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생일이지만 출근을 했다. 김밥집에서 일하는 아내는 이제 적응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가끔 잠결에 시름시름 앓는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왠지 죄지은 기분이 된다. 어제는 징계 위원회가 열렸다. 아마도 한 달 정도 적지 않은 기간 승무 정지가 내려질 전망이다. 이제 여름이 왔다. 작년 이맘때 건설 현장에서 일했다. 승무 정지가 경정되면 인근 야산도 올라가고 건설 현장에서 한 달간 다시 일할 생각이다. 인력사무실에 가면 일자리를 줄까? 이번 징계를 통해 불평불만 보다는 자시 자신을 숙성시키는 과정이라 여기기로 하였다. 속은 타들어 가고 썩어 뭉개졌지만, 세상을 산다는 게 자기 성격만으로 어떤 분노만으로 살아지는 건 아니니까.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것이다.명심해라, 내 눈 앞에 가족들이 있다. 아내 생일 날, 미역국을 열심히 끓여 놓고 출근한다. 어쩐지 나 때문에 아내가 측은해 보인다. 아내가 오래도록 행복해지고 건강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