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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윤영 Jul 05. 2021

하느님 아버지와 이 땅의 아버지

하느님 아버지와 이 땅의 아버지



아들이 자신의 진로를 개척하기 위하여 많이 노력하고 있는데 아빠로서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해 미안하다. 나의 경우는 기대하고 바라는 모든 일이 다 이루어지지 않음을 살아오면서 뼈저리게 느꼈다. 그런 과정을 아들도 겪고 있음을 지켜보니 마음이 아프다. 나는 무엇인가가 잘 안 될 때마다  더욱 용기를 냈던 것 같다. 무모하리만큼 희망의 씨앗을 심었다. 그런 도전과 실패 속에서 사람은 조금씩 성장하고 발전한다.


실패라는 결과물은 인생에서 너무 흔하게 발견되곤 한다.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시작할 때 삶은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실패를 인정하는 자는 다시 일어나야 함을 알고 성공에 이르기까지 노력한다. 실패를 인정하자. 절망의 끝은 사망이다. 나는 아직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말 모든 게 끝날 무렵 그래도 열심히 잘 살았다고 자기 자신을 칭찬해 주며 이 세상을 떠나고 싶다.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갖가지 실패는  전체를 흔들만한 것은  된다. 나의 자녀들이 원하는 일들이 이루어지지 않을  아버지로서 마음이 아프다. 만약 하느님이 있다면 하느님 나를 보시기에도 마음이 아프실까? 생각한다. 신이 나를 버리시기 전에 내가 먼저 신을 버려야 할까를... 솔직히 지금의 나는 아이들이 믿고 의지하는 아버지가  된다. 그런 느낌을 받을  마음이 안타깝고 아프다. 하느님도 그러실까. 내가 당신에 대한 믿음이 없을  아무리 힘들어도 당신을 의지하거나 바라는  자체가 없을  안타깝고 슬프시려나...


신이 있어도 세상은 자기 주관대로 아무렇게 돌아가는 것 같다. 인간의 삶이란 신의 삶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인간의 삶이다. 자녀들에게 무엇인가를 대신하거나 책임질 수 없는 무력한 아버지인 나의 모습은 어쩌면 하느님 아버지를 닮았다. 이것은 신에 대한 모독은 아니라 미개한 한 인간의 자기 고백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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