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고지 근처에 있는 저수지를 엄마를 모시고 다녀왔다. 맑은 가을 하늘과 햇살은 인생의 흐름과는 관계없이 맑고 싱그럽다. 엄마는 모처럼 아들과 외출을 해서인지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런 기분을 마주한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내 인생의 시간을 내주어도 하나도 아깝지 않은 사람... 우리 엄마….
아직 내게 엄마가 있다는 사실이,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이름이 있다는 사실에 난 늘 감사하다. 홍죽리 마을회관 가는 길은 좁고 구부러졌지만 500년이 넘게 살아가는 느티나무는 반듯하게 제 모습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느티나무 정류장을 지나칠 때면 나는 그 나무에 한없는 존경과 경이로움을 느낀다. 제멋대로 자라난 풀잎을 지나칠 때면 삶의 자유를 만끽하는 생명의 몸짓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오늘도 작고 좁다란 길을 걸어간다. 하지만 그 길이 싫지 않은 이유를 아는 듯 버드나무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