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 붉은 게장, 동탯국... 엄마가 해준 밥을 먹는다. 추석이라는 명절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구분되는 날이기도 하다. 있어야 할 사람이 없고 만나야 할 사람이 보이지 않을 때 애잔함을 느낀다. 서로 다른 환경과 성격으로 틈이 보이기도 하는 그런 날이다. 그런 날이 길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연휴 기간이다. 각박한 생활은 달력의 빨간 숫자와 요일도 쉬지 못하게 만든다. 무늬는 같은 세상이지만, 세상의 "너"와 "나"는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우리"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치열한 생존 속에 경쟁이란 것은 없다. 생존 자체가 남과의 싸움이 아닌 자기 자신과의 전투이기 때문이다. 자기 이익을 추구할수록 인간적인 모습과는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남을 가르치려 하거나 조언하려 들지 말고 자기를 다스리는 일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지시하는 자, 자기 자리를 좀 더 높이 올려서 군림하고 누리려는 자가 되어선 안 되겠다. 충고하고 조언하는 마음은 과연 사랑하기 때문일까?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이 세상에는 세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주연이 있다. 그 누구도 자신의 입장에서는 조연이 아닌 주연이다. 나는 내 인생의 에이스로서 내 삶에 더욱더 집중할 생각이다. 엄마가 해준 밥을 먹는다. 자식이 성장할수록 엄마는 자식의 삶에 깊게 관여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간섭하지 않는다. 다만, 자식이 잘되길 바라고 기도한다. 자식이 그 자신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 누구도 아닌 자식이 인생의 주연으로 살아가며 건재하기를 바라며 오늘을 지켜내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