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강

by 라윤영

하강



/라윤영




늦은 비 젖은 교회 십자가

새가 내려와 앉는다
더는 바랄 수 없는 하늘을 버리고

도망쳐온 새는
조심스러운 웃음으로 조용하다
하늘 창고에 먹을 것이 쌓여도

새는 여전히 가난하다


외로워서 믿습니다
고백하지만
십자가 아래

거리를 점령한 사람들은 외롭지 않다


밉습니다, 밉습니다

눈감는 고백이 방언하는

벽 속 예배당 사람들 두 눈을 감는다

사람들도 새처럼

내려오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사랑은 아름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