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라윤영
어느 날 부족한 잔액을 들고
새로운 땅으로 비행기가 떠나던 날
어머니는 큰 아들 걱정에
한 움큼 눈물로 밥을 지으셨네
아들과 아들 사이에 작은 간격이
태평양을 넘어섰지만
어머니는 한 하늘 아래
작은 마을이 되어 형제를 부르셨네
여동생의 피아노는 오늘도
알아듣지 못하는 클래식을 연주하지만
어머니는 좋은 노래라고 말씀하시네
허리가 굽어지고
힘 없이 걸어가는 두 다리를
어머니 등 뒤에서 조용히 바라보네
일평생이었으리
집 한 채 없이
고향 떠나 살아왔던 어머니
두 발목이 남긴 발자국들은
무덤 한 채 없는 먼지의 집이 되었네
영산강은 말없이 흐르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