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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이음 Jul 23. 2020

쉬는 법을 까먹었어요

여러 쉼의 시간을 보낸 끝에 얻은 것 

한 달 반 만에 찾은 나만의 휴일 



파출소에서 3교대 근무를 하면서 주주주야비야비야비로 운영되다 보니 매일 출근하는 느낌이 들었다. 출근을 안 하는 하루는 존재하지 않았다. 실습 때 휴무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게도 나는 하루를 나만을 위한 시간을 내기로 하였다. 



항상 쉴 때에는 누군가를 만나면서 쉬었고 집에 가서 쉬었다. 그리고 항상 무언가를 하려고 했었다. 그러던 중 애쓰다 지친 그대를 위해라는 책을 읽고 쉼이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었고 정말 오랜만에 아무것도 안 하고 쉬기로 하였다. 



설거지 조 차조 안 하는 것이 목표였다. 자취를 하면서 밖에서 사 먹는 것을 확 줄이게 되었는데 오늘만큼은 손하나 까딱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밖에서 사다 먹기로 결정하였다.




쉼의 첫 번째,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하였다



과거의 나의 쉼은?



오랜만에 아무것도 안 하고 쉬려니까 몸이 굉장히 어색했다. 수험생 때에는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서 머리를 써야 했기에 쉴 때에는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침대에 누워 무릎에 노트북을 얹어놓고 나 혼자 산다를 보는 것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휴식시간이었다. 



내가 유일하게 보던 tv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도 보지 않으니 뭘 할지 모르겠더라. 예전에는 영화도 다운로드하여서 자주 봤었는데 영화도 보기 귀찮았다. 그냥 영화가 눈에 들어올 것 같지 않았다. 



그렇다면 책을 읽을까? 



쉬는 날이니까 아무 생각 없이 읽을 수 있는 에세이를 읽고 싶었다. 그런데 집에 있는 책들은 모조리 편하게만 읽을 수 있는 책들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냥 책도 덮었다. 새벽에 일어나 쉼의 에세이를 읽으니 머리를 비우는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음악도 틀지 않고 그냥 그렇게 이불속에서 하루 종일 누워있었다. 자고 깨고를 반복했던 것 같다.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야 



근데 이상했다. 맘스터치도 맛이 없었고 쉰다고 해서 행복하지 않았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쉬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쉬는 것이 나에게는 쉬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쉼의 두 번째, 자연 속에서의 휴식





좋은 기회에 닿아, 좋은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연천에서 산과 강을 질리도록 본 터라 여기도 좋을까 싶었는데 좋더라.





좋은 자연과 함께 했음에도 몸과 마음이 온전히 쉰 것 같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잠을 적게 잔 것도 아니었다. 쉬면서도 무언가 모를 답답함이 존재했다. 그렇게 나의 두 번째의 쉼이 끝났다. 




쉼의 세 번째, 책과의 생각정리 





감사하게도 기프티콘이 생겨 야간 출근 전에 집 근처 카페로 향했다. 원래 일기는 노트북으로 기록하는 편인데 오늘은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떠오르는 나의 생각들을 노트에 손으로 직접 기록하기로 하였다. 



 내 생각들을 직접 손으로 쓰고 눈으로 확인하니 꽁꽁 묶여있던 매듭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나란 사람은 더 이상 영화나 tv를 보며 아무 생각 없이 쉴 수가 없구나. 나의 쉼의 방식이 바뀌었구나. 를 알게 되었다. 중간중간 생각을 정리해줘야 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짐을 알게 된 소중한 하루였다.




쉼의 끝에서 얻은 것 3가지



1. 성장의 중심은 나다 



쉬면서 그동안 내가 해왔던 것들을 생각해 보았다. 내가 출근하기 전에, 퇴근 후에 해왔던 나의 취미생활들을 생각해 보았다. 책 읽고 글 쓰고 하는 것들.. 처음에는 글을 쓰는 것을 온전히 나만을 위해 쓴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조회수에 연연하고 다음 메인에 목숨을 걸고 있었다. 주객전도가 되어버린 것이다. '나 자신'의 성장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데 외부에서 보이는 숫자에 목숨을 걸고 있었던 것이었다. 어느 순간 나를 위한 콘텐츠가 아닌 남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찾게 되었고 그 순간 콘텐츠 만들기는 스트레스로 다가왔던 것이다. 



무엇을 하든지 오로지 나를 위해서 해야 한다. 블로그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해, 브런치를 통해 책을 내기 위 해등 등 어떻게 보면 '성장'의 관점에서는 틀린 것은 아니다. 다들 각자의 개인적인 목표가 될 수 있으니까. 그러한 목표도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러한 것들을 목표로 삼기 전에 '내가 이 행위를 통해 진정으로 성장하고 있는가?'의 물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2. 성과가 나지 않는 이유는



요즘 성과가 나지 않아 답답했다. 그냥 열심히만 했던 것이다. 어느 방향으로 갈지 , 올바른 전략도 세우지 않은 채로 지도 없이 열심히 걷기만 했던 것이다. 어떠한 분야에 성과를 내고 싶으면 방법부터 찾아야 한다. 당연한 소리인데 나는 방법은 찾지 않고 그저 열심히만 하려 했던 것이었다. 



정보의 홍수의 시대에서 궁금한 것이 있으면 그 분야에 대해 최소 20명 이상의 다른 생각들을 들어보고 그것들 중에 공통된 부분을 추려 적용을 시켜봐야 한다. 예를 들어 블로그 포스팅이 상단에 노출되고 싶다면 그 방법들을 찾아보고 내 포스팅에 적용을 시켜보고 안되면 다시 다른 방법을 적용해보고 이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그저 열심히만 하면 언젠가는 되겠지' 안일한 생각이었다. 꾸준하게 하는 건 , 열심히 하는 건 내 성실성에만 적용될 문제이다.



3. 너무 많은 목표들, 에너지가 분산된다



하나의 목표가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 때 다음 목표로 넘어가야 하는데 제한된 시간 내에서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으니 하나의 목표에 집중적으로 에너지가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에너지가 분산되고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쉽게 지칠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1. 목표를 줄이고

2. 그 목표를 위한 방법을 모색하여

3. 적용 또 적용하고

4. 나 자신을 위한 성장인지


항상 체크하고 체크해야 한다. 



어떠한 행위를 하던 몸과 마음이 현재에 집중해야 하는데 몸은 현재에 있고 생각과 마음이 콩밭에 가있으면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글을 쓰면서도 다른 해야 할 것들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점검해보기로 했다.


산세베리아, 드디어 싹이 트다!



나의 쉼의 시간들 감사했다. 오늘도 나를 위한 성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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