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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의 고고학 Nov 15. 2022

기억과 삶 #.2 : 기억에 대한 책임

줄리언 반스의 『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의  The only story  우리나라에선 『연애의 기억』이란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역자의 창조적 해석 덕분인지, 출판사의 상업적(?) 의도 하에 이러한 제목이 탄생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은 행복했던  사랑에 관한 기억이 어떻게 슬픈 기억으로 바뀌는지에 대해 다룬다.


@ 행복한 기억이 이제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으로 변한다거나, 심정의 변화가 기억에도 영향을 미쳐 기억의 형태가 변화하게 되는 체험을 할 때가 있다. 따스했던 기억은 순전히 내 착각에서 기인했던 기억으로, 설레었던 기억은 내 무지로 인한 착각이었다며, 첫 느낌을 변형시켜 나간다. 기억은 다분히 이기적인 형태로 자신에게 유리한 모습으로 변형된다. 나의 나약함을 감추고자, 혹은 슬픈 기억을 애써 행복했던 기억으로 과대 포장을 하고자 기억에 새로운 해석을 덧씌우는 것이다. 이처럼 기억의 모습은 기억을 떠올리는 자가 어떠한 해석의 옷을 입혀주느냐에 따라 그 형태가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억은 축복일 수도 있고, 때론 저주로 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 기억에도 자기 책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좋았던 기억에 나의 나약함이 침투해서 그 기억을 슬픈 기억으로 변형시키지 않도록 방어할 책임말이다.. 좋은 기억은 그저 좋았던 기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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