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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의 고고학 Nov 21. 2022

독일의 백장미 운동, “자유여 영원하라!”

영화 <조피 숄의 마지막 날들(Die letzten Tage)>

한스 숄은 친구  명과 함께 나치의 만행을 고발하는 ‘백장미(Die Weise Rose)’라는 단체를 결성하게 된다. 1943 2 18, 독일 뮌헨 대학에서 한스 (Hans Scholl) 조피 (Sophie Scholl) 그리고 크리스토프 프롭스트(Cristoph Probst) 나치의 만행을 고발하고, 독일 국민의 각성을 촉구하는 전단을 뿌리다 체포된다. 영화 <조피 숄의 마지막 날들(Die letzten Tage)> 백장미가 뮌헨 대학에 나치에 항거하는 전단을 뿌리는 것을 계획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남매가 계획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실수를 범하게 되고,  실수를 만회하려다 결국 대학 관계자들에 의해 체포되어 게슈타포(Gestapo)에게 연행된다. 이후 영화는  남매와 프롭스트가 투옥  사형되기 직전 4 동안 있었던 일들을 조피 숄의 심문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 조피와 게슈타포의 대화는 단순한 사건 심문에 그치지 않고, 나치즘의 만행에 대한 고발과 체재 비판 그리고 양심과 법의 관계라는 심도 있는 주제들로 확대된다. 게슈타포는 “법은 국가를 운영하고 유지하는 질서다.”라고 말하며, 1 세계 대전 이후 독일이 겪었던 총체적 난국을 히틀러의 집권 덕분에 해결할  있었기 때문에 나치의 법을 수호해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조피는 “법은 바뀌어도, 양심은 바뀌지 않는다.” 말하며, 자신들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정의에 투신한 이유는 양심을 수호하고자 했던 것임을 밝힌다. 이렇게 나흘간의  막히는 심문 과정 끝에 결국 이들은 사형에 처하게 된다.



인간은 부조리한 사회 현실에 순응하기 보단 그러한 현실에 맞서 정의를 부르짖는 존재이다. 대체 인간은 어떤 존재이기에, 죽음의 위협도 무릎 쓰고 시대의 부조리함에 저항하는 것일까? 그러한 저항 정신은 대체 어디서 샘솟는 것일까? 소크라테스는 인간은 내면 안에 존재하는 양심의 소리를 근거로 선한 행동을 한다고 말한다. 양심은 끊임없이 우리로 하여금 선을 선택하도로 종용하며, 그러한 가운데 부조리한 사회 현실에 짓눌려 신음하고 있는 사회 구성원들을 위해 선에 투신하도록 우리를 부추긴다. 소크라테스는 철학자로서 인간 영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선을 근거로 올바른 삶과 도덕적 삶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보여주었다. 소크라테스가 깨어있는 양심을 통해 부조리한 시대정신에 저항하며 보여줬던 철학적 실천은 과거는 물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도덕적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인간이 자신의 무지로 인해 시대의 부조리함에 순응하기도 한다는 것을 역사 안에서 쉽게 발견할  있다. 게슈타포가 조피에게 “새로운 시대가 도래 했다. 때문에 도덕과 신은 없다 말한 것처럼, 당시 상황은 나치즘에 행해진 공포 정치에 의해 도덕적 가치마저도 붕괴된 상황이었다. 이로 인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부조리한 현실에 순응하거나 혹은 동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역사적 상황은 인간 이성이 불완전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양심을 토대로 하여금 즉각적으로  오류 없이 올바른 것을 식별하고 선택할  있는 것은 아니다.  남매 역시   시대의 영향 아래 ‘히틀러 청소년단(Hitler Jugend)’  정도로 열렬한 나치 지지자들이었다. 그러나 나치 정권에 의해 자행된 끔직한 사건들을 목도하자, 이들은 신앙의 빛에 이끌려 시대의 부조리함에 항거하기 시작한다.  도덕적 가치질서가 붕괴된 상황 속에서,  남매와 프롭스트는 신앙의 빛으로 조명 받은 양심에  기울이며 참다운 선을 추구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리스도교는 인간 내면에서 발견되는 양심을 하느님께서 인간 이성에 새겨주신 것이라고 가르친다. , 신앙의 빛은 양심이 추구하는 선의 출처를 비춰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양심이 올바른 것을 선택할  있도록 끊임없이 그리스도의 빛을 바라봐야  것이다. “내가 본을 보여준 데로 하여라.”(요한 13, 15)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삶의 모범 안에서 양심이 나아갈 방향을 끊임없이 모색해나가야 한다. 그럴  우리는 사형 집행이 이뤄지기 직전 “자유여 영원하라!”라고 외쳤던 한스 숄의 마지막 외침과 같이, 하느님의 선을 기초로 하여금 부조리한 시대정신에 맞서 온전한 자유에 투신할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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