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을 샀다.

나를 대접하고 싶어서

by 머쉬룸

그동안 자취를 하면서, 밥을 먹는 그릇은 정말 대충 집에 있는 것을 사용해왔다. 그러다 문득, 내가 나를 더 귀하게 대접해줘야하지 않을까? 나 자신이 내가 하는 대접에 조금씩 실망해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니까, 내가 나를 귀하게 대해줘야 하루를 열심히 살아갈 기분이 나는데 밥을 먹는 그릇조차도 이쁘지 않은 그릇을 쓰고 있자니 내 자신을 너무 구박한다는 생각이 강력히 드는 것이다.


그날로 나는 쿠팡으로 예쁜 그릇을 샀다. 한국에서 제조한 하얗고 테두리가 예쁜 그릇이었고, 그 그릇에 어제 오늘 밥을 담아 먹었다. 그릇이 이뻐지니 마음이 이뻐지고, 밥을 먹는 내 태도도 더 우아해졌다.

배가 고파도 허겁지겁 먹지 않게 된다. 그릇이 이쁘다 보니, 그릇을 보고 이쁘다고 생각하느라 기분이 좋아지니 허기가 조금씩 가라앉는다고 할까.


작년 가을즈음, 르크루제 머그컵을 사고 나서 그릇에 많은 관심이 생겼다. 그동안 집에서 마시는 차는 비싸지 않은 컵에 담아 마셨었는데, 르크루제 머그컵이 생기고 나서 부터는 커피, 차를 그 예쁜 잔에 마시고 싶어졌고 그렇게 하고 있다.


컵이 이쁘니 바라만 봐도 기분이 덩실덩실한다. 내가 미적감각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한번 알게되었다. 그동안 나는 몸에 걸치는 것에만 관심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보니 내가 사용하는 것들에 대해서 미적 감각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날이었다.


그릇을 샀고, 테이블보도 주문했다. 이제 내 귀한 몸을 뉘일 집을 잘 찾아봐야겠다. 지난해부터 집에 대한 구매욕구가 무척 솟아났지만 아직 때를 기다리고 있다. 아마 올해는 내가 사고 싶은 아파트에 전세를 들어갈 것 이고, 내년즈음 그 아파트를 매수할 기회가 오지 않을까 바라보고 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인생을 사는 방법은, 내가 원하는 행동을 계속하면 되는 거라고.

그리고 행동을 계속하다 보면 결국은 내가 원하는 삶이 내 곁에 와 있게 되는 거라고.

다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그것을 찾는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뿐이라는 것을 나는 깨닫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은 나와의 자문자답 시간이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 감정을 보듬어 주는 것이다.

내가 나 자신의 가장 좋은 친구이자, 멘토가 되는 것.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어느새 그 순간이 내 옆에 와있을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그리고 나는 내가 귀하게 대접해줄 때, 나의 본성을 잘 드러내준다. 내가 내 욕구를 꽁꽁 숨기고 내가 원하는 것을 나자신에게 해주지 않는다면, 내 마음은 그 속내를 나에게 들려주려하지 않는다. 나 자신을 대접할 때, 내가 원하는 것을 알게되고, 그것을 얻을 수 있다.


하루하루를 나를 대접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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