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왜 그렇게 말했을까
서아는 방 안에 있었다.
문은 닫혀 있었지만, 집 안의 소리는 늘 그렇듯 틈새를 타고 새어 들어왔다.
엄마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았고,
아빠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서아는 이어폰을 끼고 있었지만
음악을 틀지는 않았다.
굳이, 아무것도 차단하고 싶지 않았다.
“왜 나만 몰랐어.”
그 말이 벽을 넘어
서아에게 닿았다.
서아는 잠시 숨을 멈췄다.
언젠가 들을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게 오늘일 줄은 몰랐다.
침대에 누운 채
천장을 바라보며
서아는 생각했다.
엄마는 왜 그렇게 말했을까.
엄마는 늘
모든 걸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내가 밥은 먹었는지,
날씨가 추운지,
학교는 어땠는지.
하지만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는
묻지 않았다.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그저, 그게 서로에게
편한 방식이었을 뿐이다.
엄마는 항상 곁에 있었고,
사라질 수 없는 존재였기에
굳이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말하지 않아도 괜찮을 거라고,
서아는 믿었다.
문득
서아는 AI 루프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말하면 상처받을 게 뻔하잖아.”
그때 떠올린 얼굴은
아빠였지만,
이제 보니
엄마도 그 안에 있었던 것 같다.
서아는
자신의 선택이
누군가를 이토록
고립시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후회는 없었다.
이상하게도
미안함과 확신은
한 공간에
같이 머물렀다.
서아는
혼자인 게 괜찮았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다.
다만,
엄마는
혼자인 게
괜찮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을 뿐이다.
서아는
침대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다가갔다.
문을 열지도,
노크를 하지도 않았다.
대신
문 앞에 서서
잠시
가만히 머물렀다.
그게
서아가 할 수 있는,
그만의
최선의 방식이었다.
이해는
사랑보다
항상 늦게 온다.
이 이야기는
9화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