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의 건축 영화, ‘초’실무자의 건축과 담쌓기

서울국제건축영화제

by 최지원


마음은 이번주에 개최되는 부산국제영화제에 가서 부산에 호텔 잡아놓고
영화 마음껏 연달아 보는 ‘비일상 레이스’를 달리고 싶었지만 다른일정이 생겨서
서울국제건축영화제에서
건축다큐 4편을 연달아 보는것으로 좀 해소했다.

아트하우스 모모, 11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





‘초’ 실무자의 길

건축과를 졸업한 건축설계업 종사자들은
‘초’ 실무자가 되어가면서 건축 디자인, 철학과 담을 쌓게 되는 프로세스를 밟게된다.

실무자는 대략
-엔지니어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사람
-디자이너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사람
-Just직장인이고자 하는 사람
이정도 카테고리면 대부분 커버되는데.


카테고리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상과 일을 분리하려는게 인간의 본성이고,
시간은 한정되어있고,
최소한의 노력만 들여서 최대의 효과를 들이는것이 노동의 본질.

나에게 주어진 잉여시간마저
건축에 대한 관심으로 보내면 손해라는 생각이 드는것 같은것이
이런 전반적흐름의 속내다.




아직도 그런거 본다고?

가끔 건축이 직업이자 취미이자
모든대화의 핵심주제인 사람들도 있다.

​영화배우 송강호가
‘영화’를 찍는것이 ‘업’이면서
‘영화’를 매일 보고 술마시면서도 ‘영화’이야기만 한다. 는 이야기를

어느 인터뷰에서 듣고
멋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저 문장에서 ‘영화’를
‘건축’ 으로 바꾸면 약간 멍충이 취급당할 수 있다.

얼마전 같은설계사무소 출신사람들이 우리집에 모였을때
내가 다같이 이타미준 영화 보자고 했다가
원성을 사기도. ;;; (이런건 조용히 혼자 즐기자)
뭔가 갑자기 비현실 캐릭터 취급을 당한느낌이었음.

그래도
나는 실무를 이어가면서
이런 건축과누나스러운(?) 건축덕질 취미가 남아있고
전시, 영화등의 컨텐츠에서 영감 얻고 실무에도 연결되는 패턴이 있어
인생이 덜 고통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래,
아직도 그런거 본다.




그래서

서울건축영화제에서 본 4편의 영화 소개

4편의 영화티켓

연결이 매끄럽지않고
사전지식이 없거나 잠시 멍때리면 쫓아가기 힘든
다소 대중에게 불친절한 다큐영화들이었지만
팝콘 먹는 소리를 듣지않아도 되는 진지한 관람분위기는 너무 오랜만이라
(중간에 깊고 아득한 꿈으로 빠져들었던 ’월드트레이더센터, 그후’빼고)
충분히 즐겼다.


바우하우스
Vom Bauen der Zukunft - 100 Jahre Bauhaus, Bauhaus Spirit
Germany l 2018 l 94분 l Documentary
토마스 틸쉬, 닐스 볼브링커 Thomas Tielsch, Niels Bolbrinker Niels-Christian Bolbrinker

출처 : http://www.siaff.or.kr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사람 중심의 디자인 철학을 담은 예술종합학교 바우하우스. 1919년에 설립되어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한 교육기관이다. 이곳은 건축뿐 아니라 공예 디자인, 시각 예술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예술가들의 영감의 원천으로 자리 잡았다. 14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 디자인 혁명의 아이콘이 된 바우하우스의 발자취를 따라잡는 다큐. 삶을 이롭게 하는 예술을 지향한 바우하우스의 철학이 담겨있다. 출처 : http://www.siaff.or.kr


바우하우스 트레일러 영상 https://youtu.be/70AsPVEPYZM

바우하우스 에서는

다른사람들이 보기에는

모호하고 애매해 보이는 것들을 교육했다.
졸업하고

‘선생님’

‘의사’

‘경찰’

‘어떤사람’이

정확하게 배출되는 시스템은 아니지만


“배움의 즐거움을 강조하고, 목표지향적이면 시야가 좁아지는것”을 염두했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 그 후

Leaning Out
USA l 2018 l 57분 l Documentary

바시아 마이진스키, 레오나르드 마이진스키 Basia Myszynski, Leonard Myszynski

출처 : http://www.siaff.or.kr
2001년 9월 11일, 뉴욕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무너졌다. 수많은 사상자를 낸 끔찍한 테러는 전 세계에 생중계됐고, 건물의 설계자이자 엔지니어 레슬리 로버트슨 역시 그 광경을 지켜봤다. 이 다큐는 건물 붕괴의 순간에도 그의 설계는 틀리지 않았음을 조심스레 짚어나간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이후 작업들에 매진했던 로버트슨이 털어놓는 담담한 회고 역시 담겨있다. 건축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이후의 이야기를 되짚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다큐.
리닝아웃 트레일러 영상 https://youtu.be/WkxoGsPYjlI

꿀잠용 영화 ;;;
그래도 잠시 깨어서 본 몇분동안 생각한것이 있는데
-내가 디자인한 건물에 이상한 간판이 붙어있거나

건축주가 창문마다 이상한 시트지만 발라놨거나

임대가 잘안되거나 분양이 잘 안되거나

아무튼 내가 설계한 건물이 나의 자부심이 되지않고
그건물이 있는 동네로 가는것 조차 두려워지는 일이 생기는게 많은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내가 구조설계한 건물에
비행기가 관통한다면
사망자가 발생한다면

잘잘못을 책임소재를 해결한다한들.
내마음 한구석 어딘가 심하게 뚫려버린듯한 느낌 이상 일 것이다.


너무 예상치 못한 스토리라

중간에 의식을 놓았지만

다시한번 볼기회가 있었으면... ;;



디자인 캐나다
Design Canada
Canada l 2017 l 76분 l Documentary

그렉 듀렐 Greg Durrell

출처 : http://www.siaff.or.kr
특정 건축물을 하나 짓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풍경의 전체적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그게 특정 지역이 아닌 국가의 경우라면 어떨까. 이 다큐는 단풍 나뭇잎, 비버 등으로 대변되는 캐나다의 이미지 브랜딩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어 왔는지를 다룬다. 국가적 자부심을 불러일으키는 깃발부터 국영 철도 같은 기관 로고 등의 탄생기. 그래픽 디자인의 영역을 주목하는 다큐지만, 공간의 정체성을 구성해나가는 건축의 이야기와도 폭넓게 연결된다.


디자인 캐나다 트레일러 영상 https://youtu.be/26lnGrqFhcM


영상을 한번더 보고싶어서

찾다가 보게된 캐나다 디자인 사이트

우선

이사이트에 영상을 유료로 볼수있는 vimeo 링크가 달려있음.
그리고
디자인캐나다 사이트는
내가본 웹사이트중에 디자인과 움직임이 최고다.

건축이야기는 아니고 그래픽 이야기였지만
잘 정리된 캐나다의 로고와 국기

어지러진 테이블을 정리하는것 같은 디자인 작업을 보는것이

이 영화제에서 만난 감상중 제일 흥미로웠다.

​외람된 이야기지만
10월에 개인브랜드를 런칭준비중이라
정체성을 갖추고, 그것을 표현하는 로고 디자인에 요새 고민중이었는데
뜻밖의 영화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착륙, 아모레퍼시픽 빌딩

Landing

Germany, South Korea l 2018 l 21분 l Documentary

시린 사바히 Shirin Sabahi


출처 : http://www.siaff.or.kr
서울 용산에 자리한 아모레퍼시픽 빌딩. 건설 현장 사진가 이대광은 이곳에서 드론을 날리고 자신이 직접 건물 내부를 걸으며 공간을 탐험한다. 하나의 커다란 큐브에서 세 개의 작은 큐브를 비워낸 형태인 이 22층의 빌딩은 지역의 상징적 건축물 중 하나가 됐다. 건물 안 곳곳을 뚜벅뚜벅 걷는 사진가의 발걸음 위로, 이 공간을 설계한 영국의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내레이션이 겹쳐진다.
http://shirinsabahi.com/2018/landing/


첫장면에 아모레퍼시픽 건물 지붕의 태양광 판넬 근접샷이 다시보고싶어서 찾아봤는데
시린 사바히 감독 사이트에서
모든 트레일러 영상을 다 볼수있다.


영화후 이어진 GT에
감독이나 전문 큐레이션을 할수있는 사람이 아닌
이 영화 출연자가를 초대하면서 모든것이 애매해지기 시작했음.
진행자가
<건축기록가> 라고 소개하던데
과연, ‘가’를 붙였던것이 맞나 싶다.
계속이어지는 답변을 지켜본 봐로는
저 작업은
기록하는 사람이 사신만의 시선을 가지고 하는 작업이 아니라
그냥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장면을 데이타화 해주는 직업인것 같은데
굳이 ‘건축기록가’ 라는 타이틀을 붙여야 할까 싶었고
21분의 러닝타임이 짧아서
억지로 50분을 꾸깃꾸깃 채워놓은 인터뷰는
질문자와 답변이 계속 겉돌아서
인내심 테스트 같았음

후... 마지막이 좋지않았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이화여대 ECC를 아침저녁으로 걸었다.

‘보았다’고 하는것보다는
‘걸었다’고 하는것이 어울리는 스케일의 건축물

큰 스케일에서 오는 임펙트도 있고


오래 머물다 보니 시간에 따라
양방향에 들어오는 빛에 따라 변화하는 실내 풍경도
꽤 인상적 이었음.


스타벅스 ECC


그리고
스타벅스옆에는
이런 수공간이 있었다는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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