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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내 인생의 하이라이트시간

새벽에 매달려 매일 내 꿈과 가까워진다.

by 스텔라


어떻게 새벽 기상을 해요??

'100일 동안 새벽 기상을 성공시켜서 이 루틴을 완벽하게 몸에 익히자'는 목표로 매일을 기록할 때 일이다. 난 부모학교나 책 얘기를 하고 싶은데, 정작 내가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 '새벽에 어떻게 일어나세요?'였다. 내가 하고 싶은 말과 타인이 나에게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완전히 달랐다.

어쨌든 새벽 기상 노하우에 대한 답은 '그냥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서 책상에 앉아요' 밖에 없었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처음 팔로우를 맺으면 질문에 성의 있게 답하고 싶고 찰떡같이 와 닿는 답을 해드리고 싶은데, 나에겐 아무리 찾아봐도 그럴듯한 답이 없었다.

차라리 '새벽 기상 왜 하세요?'라고 물어주길 바랬다. 그 대답은 할 말이 줄줄이 사탕인데, 어떻게? 에 대한 대답은 찾기가 어려웠다.

그동안 내가 자기 계발을 한다고 수없이 사람들에게 했던 많은 질문들이 줄줄이 떠올랐다.

'책은 마케팅 층이 확실치 않은데 어떻게 써요?' '일단, 하루에 한 페이지의 원고를 쓰세요.'

'부모학교가 만들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해야 하죠?' '일단, 책을 쓰던, SNS를 하던 내공과 영역을 구축하세요' '내공과 영향력은 책을 내야 가능 할 것 같은데, 책을 어떻게 쓰죠?' '일단, 하루에 한 페이지 스스로 약속한 원고를 써내세요'

아. 나는 기획과 마케팅을 물어보는데 왜 자꾸 누구나 아는 답을 해주는지, 내가 이 답을 들으려고 여기를 찾아왔는 줄 알아? 하며 뒤돌아섰던 내 지난 모습을 떠올리니 얼굴이 화끈거린다.

새벽에 어떻게 일어나세요?라는 질문이 '그냥 일어나면 돼요'라는 대답밖에 할 수 없는 나를 보고 책에 대한 내 질문 또한 답이 정해져 있는 거였구나. 비로소 깨닫는다.

큰 목표가 중요하다.

새벽 기상이 좋다!라는 말이나 책에 정말 동의하고, 나도 반드시 하고 싶어서 반드시 새벽에 일단 일어나기를 결심, 첫 날을 무사히 시작했다 치자.

안 그래도 달콤한 잠자리의 유혹은 지구를 들어 올리는 힘보다 강력한 힘인데, 그 대단한 힘을 뚫고 나왔는데 목표는 일단 책 읽기.라고 선언했다? 그 목표는 얇디얇은 얼음판과도 같아서 너무나도 위태롭다.

내가 그런 식으로 10년을 넘게, 아니 학창 시절부터 도전해왔으니 20년을 넘게 도전만 하고 있어 봐서 잘 안다. 너무도 비장하게 계획을 세우고, 다이어리에 빨간 줄이 종이가 뚫리도록 시작 날에 표시를 하고 결의에 차서 책을 읽었다. 그렇게 3일쯤 길면 4일째 반드시 집안이나 내 신변에 일이 생긴다.

그러면 새벽 기상은 도로 물거품이다. 실패했다는 생각에 다시 자괴감이 든다. 그러면 그다음 날 다시 시작하면 되지 않냐?

안 하게 된다.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보니 책 읽기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내 무의식이 우선순위에서 배제를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내가 이걸 안 한다고 내 인생에 큰 지장이 없으니 말이다.

그러니 목표를 달리 해야 한다. 일상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을 위해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 어려운 잠의 유혹을 이겨내는 것에는 강한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


간절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달콤한 새벽잠의 유혹을 이길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꼭 책을 내고 싶었다. 하고 싶은 말을 듣기 좋게 하는 사람으로 성장해서 영향력이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고, 아이도 잘 키워내고 싶었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라도 나부터 인생의 참 의미를 바르게 알고 나에게 부여된 의미를 바탕으로 하루를 계획하고 살고 싶은 열망이 강했다. 나는 부모학교를 꼭 설립하고 싶고, 작가라는 정체성 안에서 의미 있게 살고 싶다는 내 안의 강렬한 열망과 마주했다. 그 열망이 5년 후에 꿈꾸는 나의 모습을 생생하게 비춰 주었다. 5년 후에 내가 꿈꾸는 내가 있어야, 그 강력한 비주얼이 내 안에 박혀 있어야 그가 나를 새벽에 불러낸다. 김미경 선생님은 이를 '꿈 선생'이라고 표현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수십 년 새벽 기상 도전을 외치고 실패하 고를 반복했을 때, 꿈이 뭔지 모르겠어서 헤맬 때 목표를 구체화 해 두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5부터 6시까지는 책 읽기, 6시부터 6시 30분까지 서평 쓰기' 100 동안 100권 읽고 50개의 서평 쓰기. 이런 식으로 구체화했더라면 내 새벽 기상이 도전이 10년 넘게 실패만을 거듭하지는 않았을 텐데.

그리고 그렇게 읽은 책 인풋은 쌓여 오롯이 내 내공으로 남았을 텐데. 그렇게 쌓아두었다면 내 꿈을 마침내 찾았을 때 확 펼치고 나갈 좋은 재료가 되고도 남았을 텐데.

내 지난 몇십 년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래서 자꾸 인생 선배들은 잔소리라는 것을 하게 되는가 보다.


100일을 완성해놓고 보니

애나 잘 키워라! 내가 지난 10년간 제일 많이 들었던 말 플러스 제일 듣기 싫은 말이다. 그러다 문득 애나 잘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현실에서 증명시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 진짜 잘 키우려면 내가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때 마침 인생을 뒤집어 생각할 만한 사건도 연타로 이어졌고 막내 여섯 살, 버틸 만큼 버텼으니 세상으로 나서 보자 아줌마 마인드로 결의를 다졌다.

처음 만난 곳은 김미경 유튜브 캠퍼스 안에 독서모임 광화문연가였다. 처음으로 아이 이름 뒤에 숨지 않은 오롯한 나를 어떻게 잘 소개할까 면접 때보다 더 긴장하면서 갔던 첫 모임이었다.

버스 안에서 창밖을 보며 20대 일터로 이 길을 종횡무진했던 지난날의 내가 보인다. 10여 년이 흘러 반도 읽지 않은 코스모스 책을 옆구리에 끼고 자기소개를 상상하면서 긴장하고 있는 네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을 줄이야. 이런 삶을 20대의 나는 상상이나 했을까? 복잡한 마음이 교차되면서 처음 들여다보는 생경한 내 마음도 들쑥날쑥 어색했다.





어색함을 뚫고 첫발을 디딘 그 독서모임에는 역시 책 읽는 분들의 모임답게 엄마와 나다움을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 현명한 분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나는 이 모임을 내가 나를 깨워내는 곳으로 활용해도 안전한 곳으로 판단했고 펼칠 일들을 마음껏 공유하는 곳으로 활용하리라 내심 다짐했다.

'저 신입이 외람되지만, 내일부터 여기에 새벽 기상 인증 좀 할게요' 첫 모임 후 단톡 방에 이 문장을 써놓고 책임지지 못할 말을 내뱉은 사람이 되기 싫어 보내기 버튼을 누르지 못한 채 핸드폰을 닫고 가던 길을 계속 걸었다. 한참을 걷고 걷다가 뚝, 이런 생각이 내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너, 그래 너 말이야 너, 지금 또 미루면 언제 할래?' 싶어진 것이다. 다시 핸드폰을 열고 잠금을 해지했더니 써놓은 문장이 그대로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보내기를 누르며 눈을 질끈 감았다. '새벽 기상'을 책임질 약속을 타인, 그것도 나를 잘 모르는 대상에게 선 공지 후 수습을 도전해본 첫 경험이었다.

그리고 100일 후 생에 최초로 '새벽 기상 100일 성공'이란 것을 맛보았다. 새벽 기상 어떻게 해요? 추가 답이 생각났다.


선언하시고, 함께 하세요.

“태양과 보조를 맞추어 탄력 있고 힘찬 생각을 유지하는 사람에게 하루는 언제까지나 아침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명언이다.

태양이 뜬다는 것, 자연의 섭리는 사람의 힘이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태양이 뜨면서 만물이 소생할 때 함께 잠에서 깨어 태양이 뜨는 순간을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그 기운이 충만하다고 한다.

'하루는 평생의 축소판이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하루의 시작은 사람으로 치면 신생아 시기다.

신생아 시기 생후 24개월까지의 중요한 골든타임, 인생은 순간이 모두 중요하지만 그릇이 만들어져 버리고 굳어진 뒤의 깨달음은 안타깝다.

아이를 아무리 나중에 교정하려고 해도 어린 시절 불안정 애착은 수정할 도리가 없다.

아침을 내 마음대로 태양의 기운을 고스란히 받아서 하고 싶은 일을 실컷 쏟아내고, 혹은 엄청나게 읽고, 보아서 내공으로 응축해 놓든 그 무엇을 하든 새벽은 찬란하다. 나를 오롯이 그저 나로서 살게 해 주는 시간은 새벽만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내 안의 나와 독대하는 시간. 긴 호흡으로 내 속을 꺼내어서 화면에 늘어놓는 시간. 새벽이 아니면 도대체 언제 하겠는가 말이다.

하루가 평생의 축소판이라고 하면 어떻게 태어났는지가 어떻게 일어났는지와 연결되고 만나진다.

매일매일 멋진 일들로 새롭게 태어나는 기회, 새벽에 있다. 새벽 루틴이 몸에 아로 새겨질수록 내 삶을 사랑하는 밀도도 높아지고 있다. 성공이라는 것이 별거일까? 하루가 이토록 충만하고, 시작부터가 영롱하다면 그것이 인생을 참되게 살아가는 방법이지 않을까?

새벽은 인생의 진면목으로 접선하기 좋고 만물이 소생하는 황금 기회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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