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오지 않았던 첫날. 나는 없었다.
1
왜 나만
오늘은 근로자의 날.
나는 휴무가 맞아서 쉬고, 남편은 근로자라서 쉬고 하다는 선생님이 근로자라 어린이집이 쉬어서 쉬는데 학교 선생님은 근로자가 아니라 공무원이라 쉬지 않아서 학교에 가야 한다. 체육대회를 한다기에 가족이 참여하는 행사인가 했더니 아이들만 가는 행사라서 우주만 오늘 휴일이 아닌 평일을 보내게 됐다. 잔뜩 심통이 난 눈치인데 아니라고 우겨댔다.
나만 학교에 가니 싫어요. 엄마랑 아빠랑 하다랑 같이 있고 싶어요. 하면 될 일을 멈추지 않는 눈물과 높은 목소리로 표현했다. 감정 표현은 어른도 어려운데 아이라고 쉬울 리 없다. 우주는 잔뜩 속상한 채로 학교에 갔다.
2
비가 오는 날, 우주를 학교에 보내고 남은 우리는 해장국집에 갔다. 남편과 나는 해내탕을 먹고 하다는 소머리국밥을 먹었다. 하다는 너무 맛있다며 내일도 또 오자. 우주랑 또 오자. 했다
3
카페에 가기로 했다. 비가 왔고,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바다를 보았다. 하다는 바다보다도 물이 찬 논에 오리와 두루미가 먹이를 먹는 모습을 보고 신기해했다. 어른에게 대단한 것이 아이에겐 별게 아니고, 어른에게 시시한 것이 아이에겐 즐거운 일이 된다. 비가 그쳐왔다.
4
우주를 일찍 하교시키기로 했다. 우주가 친구를 다치게 했다는 선생님의 답변이 달렸다. 아이가 내 품을 떠나가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5
우주가 아빠와 왔다. 그런 행동의 이유가 생각나지 않는다고 해서 편을 들어줄 수 없었다. 신날 한 꾸짖음으로 결국 아이를 울리고 집에 와보니 옷 곳곳에 핏자국이 있다. 우주의 것이다. 몸의 상처와 핏자국이 그대로 가슴에 상처를 내었다
6
바다를 보러 갔다. 들어가기엔 너무 추웠지만 아이들은 바다로 다가갔다. 어른이 된 나는 바닷물이 불편해서 싫고 아이들은 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세상을 무서워하지 않는 게 때로는 무섭고 때로는 안심이 된다.
7
우주는 친구에게 화가 났지만, 그렇게 아프게 하고 싶은 건 아니었다고 눈물을 흘렸다. 친구의 어머니가 우주를 이해해 주었다. 그러나 이 힘이 세고 순한 이 아이를 어떻게 자라게 해야 할지 고민에 잠겼다.
8
근무자 명단이 바뀌었다.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