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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찬 May 12. 2024

일요일 저녁

일요일 저녁,

길게 늘어선 그림자 속에서

햇볕은 차분히 자리를 내어주고,

창밖으로 한 줄기 노을이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길가의 가로등 불빛 아래로

조용히 산책하는 사람들,

그들의 어깨 위로 스치는 바람에도

일주일의 무게가 서려 있다.


집으로 가는 길,

흘러나오는 라디오 속 노래가

가끔은 먼지처럼 부서지며

휘어지는 길 모퉁이를 돈다.


침묵 속에서 커지는

다가오는 월요일의 초조함과

잠시 멈춰있기를 바라는 마음,

서로를 닮은 듯 서로를 비껴간다.


일요일 저녁,

마음은 다시 월요일의 문턱에 머무르면서

잔잔한 물결처럼 일렁이는 그리움을 품고

어두워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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