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한글을 떼면, 책 읽어주기를 멈추시나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부모라면, 어쩌면 자신은 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우리 아이만큼은 책 좋아하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들었을지도 몰라요.말문이 트이기 전부터, 아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책을 읽어주는 부모도 있죠.
그건 참 따뜻하고 좋은 사랑의 방식이에요.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읽어주다가도 아이가 한글을 떼는 순간, “이제 너는 읽을 수 있잖아?” 하면서 책 읽기를 멈추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네, 맞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아이에게 한글을 떼고 나서도, 아니 어른이 되어서도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세 가지 방법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저는 사남매의 엄마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4학년, 3학년, 그리고 1학년. 네 명의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어요. 딸 셋은 학교 들어가기 전에 스스로 한글을 뗐고, 막내는 아직 한글 떼는 중이라 요즘 제가 책을 읽어주는 건 주로 막내예요.
하지만 한글을 뗀 아이들에게도 여전히 책을 읽어줍니다. 제가 원해서라기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해서요. 스스로 읽는 것도 좋지만, “엄마가 읽어주는 거”는 그보다 더 좋다네요.
막내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으면 하나둘 슬며시 제 옆으로 다가옵니다. 이때 팁 하나 드리자면, 성우처럼 상황에 맞춰 연기하듯 읽어보세요. 조금은 오버스럽게, 감정을 담아서요.
이야기에 몰입이 훨씬 잘 될 뿐 아니라, 아이들에겐 그 시간이 단순한 책 읽기 시간이 아니라 “엄마랑 노는 시간”처럼 느껴질 수 있거든요. 책 읽는 시간은 단지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아니에요. 사랑하는 엄마와의 교감 시간이고, 놀이 시간이고, 소통의 시간이에요.
한글을 떼었다고 해서, 스스로 읽을 수 있다고 해서 “이제 네가 읽어”라고 멈추지 마세요. 아이의 "읽어줘"는 "엄마랑 더 이야기하고 싶어"라는 뜻일지도 몰라요. 그 시간,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거든요. 사춘기가 오면 대화할 시간조차 줄어들 테니까요. 그 전까지는 부지런히, 함께하는 이 시간을 마음껏 누리셨으면 해요.
아이를 책과 멀어지게 하는 가장 빠른 방법, 바로 ‘읽고 싶지 않은 책’을 억지로 읽게 하는 거예요. 우리도 마찬가지잖아요. 하기 싫은 걸 누가 시키면 더 싫어지죠. 아이들도 똑같아요.
그러니 아이가 읽을 책은 아이가 직접 고르게 해주세요. 그 책이 교육적으로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아도, 수십 번 읽은 책이라 하더라도, 아이가 고른 책이라면 기꺼이 반겨주세요.
독서의 즐거움은 누가 골라준 책이 아니라 “내가 고른 책”에서 시작되거든요.
두 번째 이야기와 이어지는 내용이에요. 아이가 책을 마음껏 고르려면 책이 많은 공간이 필요하겠죠?
바로 도서관과 서점입니다.
특히 도서관은 정말 많은 책을, 그것도 무료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이 멋진 장소를 아이와 자주 방문해보세요.
도서관이 익숙한 장소, 편안하고 설레는 공간이 되면 그때부터 아이는 책을 좋아할 준비가 된 거예요. 책을 고르고, 돌아오는 길엔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도 하나 먹고, 그런 추억들이 쌓이면 “도서관 가는 길” 자체가 즐거운 이벤트가 될 수 있어요.
이 세 가지만 꾸준히 해보세요.
책을 싫어하는 아이로 자랄 가능성, 거의 사라질 거예요. 그리고 여기에 부모가 매일 책을 가까이하고, 읽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면? 아이도 분명,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자라날 거예요.
오늘은 아이가 고른 책 한 권, 한껏 감정을 담아서 읽어주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