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지칠 때, 내가 나에게 해주는 세 가지

by 에스포맘

살다 보면 이유 없이 마음이 무거운 날이 있습니다. 어제가 바로 그런 날이었어요.


친정아빠와 함께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병원 가는 일은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아빠가 연세도 많고 자주 아프시다는 것도 어느덧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도 병원에 갈 때마다 마음은 여전히 괴롭습니다. 아빠가 몸이 조금이라도 괜찮다고 웃으시면 며칠 동안은 저도 덩달아 가볍고 행복한데, 아프다고 괴로워하시는 날엔 며칠이 온통 지옥 같아요.


어제는 다행히 컨디션도 괜찮았고, 병원도 무사히 다녀왔는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계속 무겁고, 괴롭고, 힘들었습니다.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봐도 마땅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어요.


별일 없었는데도 괜히 서럽고, 사소한 말에도 마음이 다치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 어제가 딱 그런 날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병원에 있다가 집에 오니 등교 전쟁의 흔적은 그대로였고, 저녁 식사는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럴 때 억지로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그런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나를 위로해주는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마음이 괴로울 때 제가 해보는 아주 소소하지만 도움이 되었던 세 가지 방법을 나눠보려 합니다.


1.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적어보기

마음이 괴로운 이유를 꼭 알아야만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그 감정을 꺼내보는 건 분명 필요한 일입니다.


저는 가끔 혼잣말처럼, 혹은 일기처럼 지금 느끼는 감정을 써봅니다.


예를 들어,
“아빠가 예전처럼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내가 아빠의 보호자가 아니라, 여전히 아빠가 내 보호자였으면 좋겠다.”


이렇게 짧고 단순한 문장이어도 괜찮아요. 적다 보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던 감정들이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하고 그 안에 담긴 제 진짜 마음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2. 몸을 가볍게 움직여보기

마음이 어지럽고 생각이 꼬리를 물 때는 몸부터 움직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밖에 나가 햇볕을 쬐며 조금 걷거나, 창문을 활짝 열고 깊게 숨을 들이쉬거나, 방 안을 정리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어제는 엉망이 된 거실을 정리하고 빨래를 걷어 차곡차곡 개었습니다. 손을 움직이다 보니 조금씩 숨이 트이고, 내 안의 무게도 가벼워지는 걸 느꼈어요.


마음은 손으로 만질 수 없지만, 몸이 움직이면 마음도 따라 움직이게 되는 것 같아요.


3.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털어놓기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털어놓는 건 생각보다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그만큼 위로도 크게 돌아옵니다.


저는 어제 저녁, 식탁 앞에서 남편에게 답답했던 마음을 조심스레 꺼냈습니다. 다행히 그는 공감해주었고, 저를 따뜻하게 위로해주었어요. 히 해결책을 말해준 건 아니었지만, 그냥 누군가가 진심으로 내 이야기를 들어줬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꼭 정답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누군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충분히 따뜻해질 수 있답니다.


마음이 괴로운 당신에게

마음이 괴로운 날, 그 마음을 억지로 밀어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가만히 바라보고, 조금 더 다정하게 나를 돌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치유가 됩니다.


오늘 하루, 당신의 마음도 다정하게 보듬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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