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햇살 아래 풀숲에 눈을 돌리면 작은 보랏빛 꽃송이가 눈에 띕니다. 꿀풀입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꿀풀은 벌과 나비에게 단 것을 나눠줍니다. 하지만 이 나눔은 단순히 베푸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이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략이자 생존의 기술입니다.
꿀풀의 꽃은 입술 모양으로 벌과 나비가 쉽게 꿀을 마실 수 있게 열려 있습니다. 이 구조는 단순히 아름답기 위한 것이 아니라, 꽃가루를 쉽게 옮길 수 있도록 고안된 생존 도구입니다. 벌과 나비는 꿀을 얻고, 꿀풀은 그 대가로 수분을 받습니다. 자연 속 모든 존재는 각자의 방식으로 주고받으며 살아갑니다. 그 속에서 꿀풀은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고, 이를 통해 더 넓은 세상으로 자신을 퍼뜨립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나눔은 단순한 선행 이상의 의미를 가질 때가 많습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내어주는 일이 오히려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듭니다. 꿀풀이 보여주는 상호 의존의 원리는 개인이 홀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갈 때 더 큰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는 진리를 전해 줍니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말했습니다. "주는 것이야말로 삶을 더 큰 기쁨으로 채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 말처럼 나눔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기쁨을 선사합니다. 꿀풀도 자신의 꿀을 나누지만, 그것이 전부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을 지속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동양의 지혜도 이에 관해 비슷한 가르침을 줍니다. 노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많이 베풀수록 더 많은 것을 얻는다." 이 말처럼 진정한 부는 소유가 아니라 나눔에 있다는 사실을 꿀풀은 그 생애로 증명해 냅니다.
우리 삶에서도 이런 나눔의 원리를 배우는 것은 어떨까요? 삶이 고단할 때,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일이나 작은 도움을 주는 일은 의외로 우리의 마음을 더 가볍게 만들곤 합니다. 꿀풀이 벌과 나비에게 꿀을 나누는 일은 단순한 생존 전략이지만, 그것이 우리에게는 따뜻한 교훈으로 다가옵니다.
꿀풀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존재감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이 가진 작은 자원을 나누면서 주변과 연결되고, 그로 인해 자신의 생명을 이어가는 꿀풀처럼, 우리도 나눔을 통해 더 풍성한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꿀풀의 조용한 나눔 속에서, 우리가 나아갈 길을 찾아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