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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나물, 뿌리 내린 자리에서 피어나다

by 사유

돌나물은 바위 틈새나 척박한 땅에서도 선명한 초록빛을 드러내는 작은 식물입니다. 단단한 땅을 고집하지 않고, 얕은 흙과 자갈 위에서도 스스로의 자리를 찾아 뿌리를 내리는 모습은 인상적입니다. 마치 "여기서라도 살아보자"라고 다짐하며 어떤 상황에도 생명력을 발휘하는 듯합니다.


돌나물의 생존 전략은 간단합니다.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비옥한 토양이나 풍부한 물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최소한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있는 그대로의 환경에 순응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살아가면서도 작은 노란 꽃을 피워내며, 주변에 생기를 더합니다.


이 모습을 보고 있자니 『노자』에서 말한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긴다"¹라는 구절이 떠오릅니다. 돌은 단단하고 무겁지만, 돌나물의 부드러운 생명력은 그 틈새를 비집고 살아남습니다. 세상살이가 녹록지 않을 때, 이 부드러운 강인함은 우리에게 깊은 교훈을 줍니다.


돌나물은 그 자체로 많은 것을 가르쳐줍니다. 완벽한 조건이 마련되지 않아도 스스로를 살려내는 법을 아는 것이지요. 삶에서도 완벽한 환경을 기다리기보다, 주어진 상황에서 가능한 것을 찾아가는 태도가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작은 시도들이 모여 결국에는 자신만의 꽃을 피우게 됩니다.


돌나물의 또 다른 특징은 치유의 힘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돌나물은 예로부터 약재로 쓰이며 사람들의 몸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작고 보잘것없는 생명체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가진 내면의 힘은 사람들에게 유익함을 줍니다. 서양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은 "희망은 우리의 영혼에 깃드는 작은 노래다"라고 말했습니다. 돌나물처럼 보잘것없는 자리에 피어난 작은 생명도 우리 삶에 희망을 줄 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삶이 버겁고, 이대로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고 느껴질 때, 돌나물의 이야기를 떠올려 보세요. 척박한 바위 틈새에서도 스스로를 일으키고, 그 자리에서 작지만 강한 꽃을 피워내는 돌나물처럼, 당신도 결국에는 자신의 자리를 찾아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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