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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의 복수초

by 사유


한겨울, 모든 것이 얼어붙은 땅 위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복수초.

세상의 온기가 닿기도 전에

스스로 빛이 되어 눈을 녹인다.


얼음장 밑에서도 뿌리는 꿈틀거리고

긴 밤을 견딘 줄기엔 흔들림이 없다.

추위에 지쳐가던 바람도

이 작은 꽃 앞에선 잠시 숨을 고른다.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기다림을 끝내는 꽃.

혹독한 계절을 지나온 자만이

봄을 만들 수 있다는 듯.


눈 속에서 피어난 노란 빛을 보며

우리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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