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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초

봄의 첫 문장을 열며

by 사유

가장 먼저 눈을 뜨는 꽃,

땅이 아직 서늘한데도

봄의 문장을 써 내려가는 앵초.


작고 연한 꽃잎이

가냘프게만 보이지만

이른 계절을 견디는 힘은

그 여린 몸 속 깊이 있다.


기다림을 모르는 듯

차가운 흙을 뚫고 나와

따스한 햇살을 끌어안고

온몸으로 환하게 피어나는 것.


세상은 늘 늦고,

우리는 늘 조급하지만

먼저 피어난 꽃은ㆍㄴ

자신의 시간이 옳다고 말한다.


당신은 당신만의 봄을 믿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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