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는 돌아옵니다.
매서운 겨울을 뚫고
언덕과 산자락을 물들이며
어김없이 제자리에 섭니다.
어느새 가지엔 분홍빛 꽃송이,
기다림을 품은 채
오랜 시간 지켜온 땅 위에
다시금 피어나는 약속입니다.
누군가는 흔하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매년 같은 곳에 꽃을 피운다는 것,
한결같이 돌아온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진달래는 알고 있습니다.
떠나고 돌아오는 사람들 사이에서
쉽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진달래는 스스로를 잊지 않습니다.
다시 피어날 그 자리를 기억하며
매년, 같은 빛으로 돌아옵니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세상 어디를 떠돌아도
나만의 자리에 돌아와
다시 꽃 피울 수 있는 사람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