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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고요 속에서 피는 마음

by 사유

흙탕물 가라앉은 연못,
그 깊은 바닥에서
수련은 줄기를 올린다.


햇빛은 멀고
물결은 늘 흔들리지만
어둠을 뚫고 나아간 끝에
하얀 꽃 하나 피어난다.


물 위에 닿기까지
수많은 물살을 지나야 하고,
그 잎 하나 펴기 위해
보이지 않는 깊이를 견뎌야 한다.

피어 있는 동안
수련은 흔들리지 않는다.
바람이 지나도,
하늘이 흐려도
그 자리를 조용히 지킨다.


빛은 위에 있지만
수련은 아래에서 배운다.
고요히 오르며
끝내 피어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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